'and'가 뭐길래…우크라전 휴전 회담 앞두고 벌써 서로 딴소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전 휴전 실무 협의를 앞두고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3국의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일시휴전의 범위부터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있는 이권까지 각자 목소리를 내는 실정이다.  

우선 휴전 대상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통화한 직후 미 백악관은 “에너지와 인프라”를, 크렘린궁은 “에너지 인프라”를 휴전 대상이라고 각각 발표했다. ‘와’(and)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에너지 외에 도로, 철도 등 인프라를 별도의 휴전 대상으로 볼지가 달라진다. 러시아가 휴전대상을 더 좁게 본다.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을 두고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갈린다.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난 19일 통화한 직후 “미국이 전력 및 유틸리티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원전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자포리자 원전에 관심을 보였다. 마코 루비오 장관은 더 나아가 “미국이 (우크라이나) 원전을 소유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인프라를 보호하고 에너지 인프라를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도 했다. 20일에는 우크라이나가 광물협정에 자포리자 원전과 같은 다른 경제적 자산도 포함하는 것을 동의해주는 것을 미국이 바라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중부 자포리자 원전.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중부 자포리자 원전.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젤렌스키는 “모든 원전은 우크라이나인의 것”이라며 “미국과 소유권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젤렌스키는 “미국의 참여와 투자로 발전소를 현대화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한 점을 고려하면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합작 투자는 고려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나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광물을 획득하기 위해선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자포리아 원전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그러나 자포리자 원전을 소유한다는 미국의 입장에는 여러 난관이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가동을 거의 멈춘 상태여서 재가동에 시간이 걸리고, 설혹 미국이 재가동을 할 수 있다고 해도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과 그 주변 땅을 순순히 미국에 내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의 범위도 휴전 협상의 난관 중 하나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정보 공유와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 확보에 협력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 20일 “키이우 정권에 대한 무기 공급은 (미국이) 평화를 이루고 모든 것을 정치적·외교적 해결에 부합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를 선언한 것에 어긋난다”며 바로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