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더불어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길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 ‘천막당사’라고 이름 붙인 천막을 치고 그 아래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민주당이 서울 도심에 천막당사를 설치한 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태 의혹 규명을 위한 농성 이후 12년 만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천막당사 개최식에서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수괴 즉각 파면’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당 관계자는 “향후 모든 공개회의는 천막당사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온 국민이 윤석열의 불법적인 군사 쿠데타로 잠을 못 이루고 있다”며 “민주당도 천막당사라는 비정상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탄핵) 사건이 그렇게 복잡하냐, 헌법재판소가 선고 기일을 미루는 것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헌재 압박을 위해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도 예고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원위를 열어 탄핵에 의지를 보여줄 때”라며 “헌법을 지키고자 하는 전원위를 반대할 정당은 위헌 정당 말고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원위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의결이 필요하며, 국회의원 전원이 위원이 된다. 민주당은 이번 주 안으로 ‘탄핵 선고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는 동시에 전원위 개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법률안이 아닌 결의안을 갖고 전원위를 개최하는 게 가능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법(63조의2)에선 ‘정부조직에 관한 법률안, 조세 또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법률안 등 주요 의안’에 대해 전원위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전원위는 2023년 선거법 개정을 주제로 열렸으며, 그 직전은 2004년 이라크 전쟁 파병 연장 동의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개최했다. 야권 관계자는 “28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선고기일이 잡힐지도 모르는데 그에 앞서 국회의원 299명이 난상토론을 벌이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앞 천막당사에서 현판식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날 민주당은 헌재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을 기각했어도, 최상목 경제부총리 탄핵 카드는 접지 않기로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최상목 탄핵 절차는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헌법 위반을 한 어떤 공직자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헌정 질서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기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