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수유 축제 이틀 열리고 중단…산불에 축제도 ‘비상’

지난 23일 오후 경북 의성군 산수유 축제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전날 산불이 발생한 곳과 거리가 멀어 연기 등은 나지 않았지만, 산불이 확산하면서 결국 축제가 지난 24일 취소됐다. 의성=백경서 기자

지난 23일 오후 경북 의성군 산수유 축제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전날 산불이 발생한 곳과 거리가 멀어 연기 등은 나지 않았지만, 산불이 확산하면서 결국 축제가 지난 24일 취소됐다. 의성=백경서 기자

산불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지역 봄 축제도 전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25일 경북 의성군에 따르면 지난 22일 개막해 30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의성 산수유 축제가 지난 주말 이틀간 열리고 나서 결국 중단됐다. 앞서 축제 개막일 오전 11시 24분쯤 안평면에서 산불이 발생해 개막 공연을 중단한 데 이어 불씨가 강풍을 타고 빠르게 퍼져 나가자 아예 축제를 취소한 것이다. 

산수유 축제는 의성군 사곡면 산수유 마을 화전리 일대에서 열리는 꽃 맞이 행사로 올해 18회째다. 지난 주말의 경우 산불이 발생한 곳과 다소 거리가 있어 연기 나지 않아 축제를 찾는 시민들이 많았다. 의성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축제 취소를 알리며 “산불로 피해를 입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피해 군민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사흘째인 지난 24일 의성군 옥산면 전흥리에서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이 민가를 덮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사흘째인 지난 24일 의성군 옥산면 전흥리에서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이 민가를 덮치고 있다. 연합뉴스

산청 산불로 숨진 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이 소속된 경남 창녕군도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진행 예정이었던 ‘제30회 부곡온천축제’를 다음 달로 연기했다. 부곡온천 축제는 매년 봄 전국 온천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창녕군은 공식 SNS를 통해 “대형 산불로 인한 사상자 발생으로 축제 일정을 다음 달 25~27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봄 축제를 앞두고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이어지자 산불 우려로 개최를 고심하는 곳도 있다. 3만㎡ 규모의 꽃잔디 공원에서 열리는 ‘제6회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축제’는 다음 달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지만, 지난 21일 산청에 발생한 대형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자 산청군은 축제 연기를 고심 중이다.


산불은 건조한 상태에서 야외 활동이 많은 봄철에 주로 발생한다. 산림청이 계절별 산불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발생 건수 546건 중 봄철(3∼5월)이 303건으로 56%를 차지했다. 역대 대형 산불도 봄에 집중됐다. 2022년 3월 4∼13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강릉·동해에서 발생한 ‘동해안 산불’로 산림 2만523㏊가 탔고 5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19년 4월 강원 고성·강릉·인제에서 난 산불은 3일간 2872㏊, 2020년 4월 경북 안동에서 난 산불은 1944㏊의 산림 피해를 냈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은 “강풍과 건조한 기상으로 인해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커질 수 있어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입산 시 화기 소지 금지, 영농부산물이나 쓰레기 소각 금지 등 산불 방지 국민행동요령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