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앞 복도의 모습. 연합뉴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는 1672명(인턴 211명, 레지던트 1461명)으로, 지난해 2월 전공의 사직 사태 전 1만3531명(임용 예정자 포함) 대비 12.4% 수준이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 가운데 5467명(지난 2월 말 기준)은 다른 병·의원에 재취업했고, 880여명은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이달 입영했다.
여전히 전공의 10명 중 8명 이상이 수련을 거부하고 있지만, 의대생들의 복귀가 최근 현실화하면서 전공의 사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 사직 전공의(외과)는 "전공의 대부분이 탕핑(드러눕기)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의대생 복귀를 보며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며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돌아갈 이들이 80% 이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빅5' 병원의 한 사직 전공의는 "하반기 모집 때 복귀하려 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복귀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사이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소극적인 대응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협은 지난 28일 의대생 복귀 문제에 대해 "의대생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직 전공의인 박단 의협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팔 한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는 것이냐"라며 복귀 결정을 내린 의대생들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사직 전공의(인턴)는 "집행부가 너무 무책임하다. 의협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이제는 복귀하고 싶다는 동료(전공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의대생들이 등록은 하되 수업은 거부하는 '등록 투쟁'을 내세우면서 사태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사직 전공의(내과)는 "의대생들이 실제로 복귀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의대 교육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전공의 사이에서도 복귀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빅5 다른 전공의도 "복귀 명분이 확실하지 않다. 아직 집단으로 복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공의 모집은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 이뤄진다. 상반기 모집은 지난 1월 끝났다. 오는 7~8월에 예정된 하반기 모집은 상반기에 충원되지 않았거나 중도에 발생한 결원을 대상으로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하반기 모집 전 추가 모집 계획은 없다"며 "전공의나 병원 등의 추가 모집 요청도 현재로써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