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미성년자였던 고(故)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지 20여일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김새론과의 교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저의 외면으로 인해 그리고 소속사가 고인의 채무를 압박했기 때문에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수현은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굳은 표정으로 등장해 "죄송하다. 저 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분이 고통받고 있는 것 같다"며 "그리고 고인도 편히 잠들고 있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저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가진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며 "제게 오는 호의조차 믿지 못하고 항상 무엇을 잃을까, 피해를 볼까 무서워 이 자리에 서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김수현은 미성년자였던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새론이 성인이 된 이후 교제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저와 고인은 5년 전, '눈물의 여왕'(2024)이 방영되기 4년 전에 1년여 정도 교제를 했다"며 "하지만 그때 저는 교제 사실을 부인했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앞서 김새론은 음주운전 사고로 자숙 중이던 작년 3월 인스타그램에 김수현과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가 몇 분 만에 삭제한 바 있다. 이후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으나 김수현 측은 "의도를 전혀 알 수 없다"며 교제 사실을 부인했었다. 김수현은 이날 교제 사실을 부인한 이유를 두고 "원래 저는 가진 게 많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지킬 것이 너무 많은 사람이 되어있었다"며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고 있을 때도 주연 배우로서 지켜야 할 것들이 참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만약 '몇 년 전에 사귀었던 사람과의 관계를 인정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나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도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모든 스태프도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제작사, 그리고 우리 회사 식구들도 다 어떻게 되는 걸까' 이렇게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이 엇갈릴 때마다 저는 늘 스타 김수현으로 선택을 해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현은 "그래서 사실 매일 두려웠다. 제가 스타 김수현으로 선택한 모든 것들이 나에게 독으로 돌아올까 봐 모든 것이 두려웠지만, 만약 다시 '눈물의 여왕'이 방영 중이던 때로 돌아가더라도 저는 다시 그런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 마음 하나 편하자고 그 결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는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며 "이런 선택을 비겁하다거나 이기적이라고 비판하신다면 얼마든지 받겠다. 그리고 저를 아껴주신 모든 분에게도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김새론과의 관계에 대해선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났고 시간이 지나 헤어지게 됐다"며 "그 뒤로는 고인과 좀처럼 연락을 주고받지는 못했다"고 했다. 이어 "둘 다 얼굴이 알려진 배우이기도 했고 고인이 저와 같은 소속사에 있었을 때는 고인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입장이라 더 그랬다"고 말했다.
김수현은 "그래서 고인이 음주운전 사고를 겪었을 때도 쉽게 연락할 수 없었다"며 "고인 유족을 대변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고인의 마지막 소속사 대표가 음주운전 사건 당시 고인이 저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지만 그때 고인이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 그런 상황에서 제가 고인에게 어떤 연락을 하는 것이 참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유족은 제가 고인의 전 남자친구라는 이유로 제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하고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말미에 현장에선 '김새론씨 언제 어디서 처음 만났는지 알려달라. 그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알려달라'는 질문이 나왔다. 김수현은 대답없이 자리를 떴고 김수현 측 관계자는 "오늘은 입장을 발표하는 자리로 질문을 받지 않는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김수현이 미성년자였던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지 21일 만에 열렸다. 김수현이 각종 논란에 직접 입을 연다는 소식에 많은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으나 이날 별도의 질의응답은 진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