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한길(왼쪽)씨가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나경원 의원실 주최 ‘헌재의 신속 탄핵 각하·기각 촉구’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날 토론회에는 나 의원을 비롯해 김기현, 추경호, 윤재옥, 박대출, 박덕흠, 한기호 의원 등 여당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의원들은 ‘사기탄핵 줄탄핵 OUT’, ‘즉시 선고! 각하 기각!’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나 의원은 “(전씨의) 유명한 계몽령으로 이것이 체제 전쟁이라는 걸 많은 국민이 깨닫게 됐다”고 전씨를 소개했다. 나 의원이 “너무 감사하지 않나. 박수쳐달라”하자 의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전씨를 처음 국회에 불러들인 건 윤상현 의원이었다. 지난 2월 26일 전씨는 윤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전 국민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3일에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하며 단식하는 박수영 의원 격려를 위해, 지난 12일과 19일에는 각각 강승규 의원이 주최한 국민저항권 관련 세미나와 강민국 의원과 민간단체 미래자유연대가 공동 주최한 ‘글로벌 체제 전쟁’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했다. 전씨는 지난 20일 정승윤 부산시교육감, 27일 박환기 거제시장 후보 유세 현장도 찾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헌재의 신속 탄핵 각하·기각 촉구 토론회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의원은 “선고를 미루는 것은 사실상 헌법적 절차를 통하지 않고 탄핵하는 것과 같은 결과”라며 “반헌법적 행위로서 형사처벌 받을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늦어도 이번 주 중에 반드시 탄핵 각하 또는 기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헌법학자) 허영 교수가 말하길 이대로 대통령을 파면한다면 헌법재판소는 가루가 돼 사라질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마지막 변론이 끝난 지도 한 달이 넘었는데 왜 머뭇거리냐. 이것은 직무유기”라며 “국민이 바라는 건 많지 않다. 빨리 선고해달라. 피 토하는 심정으로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6.1%로, 올해 1월 1주차(34.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 들어서만 42.7%→39%→40%→36.1%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특히 자신을 ‘중도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 국민의힘 지지율은 26.2%로 민주당 (52.1%)의 절반 수준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한 의원은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전씨와 장외도 아닌 국회 내에서 당과 하나가 되는 모습은 중도 확장 면에서 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심지어 의원들이 전씨를 마치 당 대표처럼 모시고 기대는 모습은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