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1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수펙스(SUPEX)센터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행은 약 45분간 SK하이닉스 이천 현장에 머물며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기업 임원진과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공장을 시찰했다. 한 대행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전 세계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흔드는 산업의 새로운 도전이 오고 있다”며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 우리 사회에 닥친 문제를 적시에 지체 없이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또 4월 1일 출범하는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를 거론하며 “대한민국에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안보전략 TF를 발족시킨다”며 “정부 각 기관을 맡은 장관과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기업인이 같이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또한 “정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미래를 위해 반도체 등 첨단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시행령 개정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통해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더불어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행은 지난 24일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으로 국정에 복귀한 뒤 마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선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한 대행이 1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다시 탄핵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한 대행은 여전히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31일 오전 총리실 내부 회의에서도 부처별 현안만 챙겼다는 게 총리실의 설명이다.
정부 내부와 여권에선 최근 한 대행의 행보를 두고 “탄핵을 각오한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한 대행은 4월 1일 국무회의 전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해 야당이 일방 통과시킨 상법 개정안을 논의한 뒤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거부권 법정 시한은 4월 5일로 여유가 있지만, 한 대행이 서두르는 것을 두고 여권에선 야당의 탄핵 압박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행이 자신의 선에서 이 문제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1일 경기도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에서 곽노정 사장(왼쪽)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과정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