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쌀 키운다…日고시히카리 고장 간 칠곡 '농업 드림팀'

칠곡군 농업 드림팀이 일본 니가타현 야이로물산의 프리미엄 쌀 포장 과정을 촬영하며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칠곡군 농업 드림팀이 일본 니가타현 야이로물산의 프리미엄 쌀 포장 과정을 촬영하며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지난달 27일 일본 니가타(新潟) 농업기술센터. 니가타 시청 공무원이 “질의응답을 마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경북 칠곡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하는 문종미 팀장이 다급히 손을 들며 추가 질문을 했다. 고품질 쌀 산업을 주제로 한 벤치마킹 연수는 이렇게 분위기가 뜨거웠다.

문 팀장은 이번 연수에 참여한 행정·농협·농민·외식업·학계 등 각 분야 20명 중 한 명이었다. 이른바 칠곡군의 ‘농업 드림팀’이다. 고령화와 쌀 소비 위축, 쌀값 하락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어떻게 지역의 쌀 산업이 살아남을지를 고민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모였다.

쌀로 유명한 니가타서 실전 교육

연수단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그 유명한 고시히카리(コシヒカリ) 쌀이 탄생한 니가타현에서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쌀 산업 전 과정을 다루는 실전형 교육을 받았다. 특히 품종 하나에 40년을 투자해 정성을 들이고 손바닥만 한 포장에도 지역만의 특색이 있는 이야기를 담는 등의 방식에서 단순한 기술이 아닌 ‘철학’을 배웠다고 한다.  

칠곡군 농업 드림팀이 일본 야이로물산의 포장지를 살펴보며 포장 디자인과 품질을 비교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칠곡군 농업 드림팀이 일본 야이로물산의 포장지를 살펴보며 포장 디자인과 품질을 비교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김영규 북삼농협 조합장은 “일본 쌀이 왜 비싼지 늘 궁금했는데, 현장을 보니 이유를 알겠더라. 이제 칠곡이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프리미엄 쌀 3kg이 5만원을 넘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칠곡군 연수단은 프리미엄 쌀 시장이 농가 소득을 높이고 외식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박성권 쌀전업농 칠곡군연합회장은 “질소 비료를 덜 주고 단맛 있는 품종 하나에 집중해야 진짜 경쟁력이 생긴다”고 했다. 강대웅 외식업중앙회 칠곡군지부장도 “식당도 결국 밥맛이다. 칠곡에서 생산되는 좋은 쌀 쓰면 손님은 다 알아본다”고 말했다.

칠곡, 프리미엄 쌀단지 조성 방침

칠곡군은 이번 연수를 계기로 왜관읍·북삼읍·동명면 등 3곳에 프리미엄 쌀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품종은 단일화하고 재배 매뉴얼은 고도화한다. 수확된 쌀은 진공 포장과 소포장 시스템을 적용해 고급 브랜드로 재탄생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300~500g 단위의 소포장과 진공 포장이 일반화된 일본 쌀 시장을 벤치마킹해 소포장 전략을 도입하고 신선도를 함께 높이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야이로물산을 방문한 칠곡군 농업 드림팀이 쌀 가공 공정을 둘러보며 현지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칠곡군

야이로물산을 방문한 칠곡군 농업 드림팀이 쌀 가공 공정을 둘러보며 현지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칠곡군

 
이와 함께 차별화된 브랜딩 전략으로는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방안도 제시됐다. 이기식 특수미생산작목반 회원은 “니가타가 애니메이션 짱구 캐릭터로 차별화를 꾀했듯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칠곡할매 캐릭터를 칠곡 쌀에도 접목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수에는 중앙일보 출신으로 지난해 2월 부임한 오영환 주니가타 총영사의 역할이 컸다. 오 총영사는 칠곡군의 연수 소식을 듣자마자 곧장 움직였다. 니가타에 공문을 보내 칠곡군의 방문 취지를 알리고 협조를 요청했다.

주니가타 총영사 연수 적극 지원  

니가타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이날 강의도 자료가 한글로 제작돼 칠곡군 관계자 누구나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에 한국어가 가능한 현지 공무원 2명이 통역을 맡아 자연스럽고 유연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칠곡군 농업 드림팀이 지난달 27일 일본 니가타현 쌀 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니가타 농업기술센터를 찾아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영환 총영사(가운데)도 강의에 함께했다. 사진 칠곡군

칠곡군 농업 드림팀이 지난달 27일 일본 니가타현 쌀 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니가타 농업기술센터를 찾아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영환 총영사(가운데)도 강의에 함께했다. 사진 칠곡군

 
칠곡군은 이번 연수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다시 머리를 맞대고 분야별 실천 전략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번 연수는 단순한 해외 견학이 아니라 칠곡 농업을 새롭게 설계하기 위한 실험이었다”며 “고품질 쌀을 중심으로 각 분야가 하나로 움직인다면 칠곡 쌀은 전국 어디에서든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