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00일을 앞둔 지난 5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분향소에서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우리 아들, 너무 보고 싶다. 미안해”, “여보, 제발 꿈에서라도 찾아와줘”
지난 5일 오전 11시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대합실에 마련된 분향소.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매만지며 눈물을 쏟아냈다.
유족들은 참사 100일을 앞두고 열린 추모제가 끝나자 분향소 바닥에 주저앉아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희생자 179명의 배우자와 부모, 자녀 등 유족 100여명이 참석했다.
“엄마, 제일 사랑하는 손주 왔어” 오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00일을 이틀 앞둔 5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 아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한 유족은 영정사진을 가리키며 “저기 주황색 옷 입은 할머니 보여? 가장 밝게 웃고 있는 사람이 할머니야”라고 말했다. 또 고인을 향해서는 “엄마.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손주 왔어. 예전같이 손주 꼬옥 껴안아주면 안 돼?”라며 눈물을 훔쳤다.
7일 제주항공 참사 100일 ‘추모식’ 개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00일을 앞둔 지난 5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철조망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리본이 붙어 있다. 황희규 기자
100일 추모제에선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헌화와 추모사, 추모공연 등이 이어졌다. 묵념이 시작되자 흐느끼던 유족들은 추모곡인 ‘내 영혼 바람되어’가 울려 퍼지자 곳곳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박한신 유족대표는 “참사 100일이 지났지만, 그날의 충격과 아픔은 여전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며 “사랑하는 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무너지고 그리움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아물지 않는 아픔에 여전히 고통받고 계신 유족 여러분께 진심 어린 위로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피해 보상 문제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참사 원인 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00일을 앞둔 5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분향소에서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유족들이 현수막을 통해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사고방지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 측은 제주항공 참사 추모공간 조성도 계획 중이다. 무안공항 인근 부지에 추모 공간과 비행안전 교육실습장 등을 조성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유족들은 참사 발생 100일째인 오는 7일에는 추모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오전 10시 무안공항 1층 분향소 앞에서 추모 손편지 쓰기, 분향소 재단 위 ‘봄꽃화단’ 만들기 등을 통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다.
참사 원인, 12단계 중 6단계 조사 중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00일을 앞둔 지난 5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참사 발생 현장. 황희규 기자
항철위는 조사·분석을 마치면 보고서 작성과 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보고서를 발표한다. 항철위 관계자는 “최종보고서 발표까지 최대 1년에서 1년 반 사이를 넘기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며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투명하고 객관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6개 공항 로컬라이저 시설 개선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5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00일 추모제에서 헌화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지난 1월 전국 공항 특별 안전 점검을 통해 6개 공항(무안·여수·김해·사천·광주·포항경주)에 설치된 로컬라이저 시설을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제주항공 참사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3분쯤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항공기가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을 부딪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6명을 비롯한 탑승자 181명 중 2명이 생존하고 179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