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천하’ 깰까…네이버 AI 앱 흥행 중, 테무도 물류센터 확보

쿠팡 독주 체제를 신흥 이커머스들이 깰 수 있을까.  

네이버가 지난달 12일 출시한 인공지능(AI)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지난달 쇼핑 부문 신규 설치 앱 1위(284만1603건)에 오르며 초반 흥행몰이 중이다(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중국 테무가 2023년 9월 국내 출시 이후 줄곧 1위였는데, 네이버가 이를 처음으로 제친 것이다. 이어 테무(116만824건), 당근(49만2425건), 쿠팡(46만6444건), 알리익스프레스(36만7586건) 순으로 지난달 신규 설치 건수가 많았다.  

네이버가 지난달 12일 출시한 AI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발견 탭 화면.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지난달 12일 출시한 AI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발견 탭 화면. 사진 네이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용자의 구매 이력과 패턴, 관심사 등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과 프로모션을 추천한다. 네이버는 전체 서비스에서의 방대한 사용자 정보를 무기로 삼아 개인화 서비스로 차별화하겠단 전략이다.  

특히 네이버는 자체 물류 시스템이 부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CJ대한통운 등 택배사들과 업무 협약을 맺고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오늘·내일·일요·희망일배송 등 배송 서비스를 세분화했고, 주문 즉시 상품 배송을 시작하는 ‘지금배송(퀵커머스)’ 서비스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쿠팡과 네이버의 공략 시장엔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물량을 직매입해 자체 배송하는 쿠팡과 달리, 네이버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방식이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에서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각각 55조, 50조원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매출액은 41조원과 2조원대로 격차가 큰 이유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70만 판매자가 기존에 접점이 없던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쇼핑 생태계를 건강하게 키워가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테무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테무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차이나커머스의 위협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산 저가 공산품으로 미국을 공략했던 테무는 최근 관세 탓에 비상이 걸리며 미국 대체 시장으로 한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 한국 판매자들을 모집하고 경기도 김포의 5만평(16만5000㎡) 규모 대형 물류센터와 장기 임차 계약을 맺으며 물류·배송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4년 먼저 한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알리보다 한발 앞서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것으로 초저가 마케팅에 더해 배송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치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이 전통적인 이커머스라면, 네이버는 다양한 콘텐트와 AI를 활용한 탐색형 쇼핑 등 다른 즐거움을 노리고 있어 노리는 시장이 다르다”라며 “두 업체가 결국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무는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G마켓이나 11번가 등의 토종 이커머스를 대체해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