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숨지는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 부산경찰청
원청 대표 부자(父子)등 6명 구속
이들에겐 업무상과실치사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가 함께 적용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경영책임자가 구속된 건 전국에서 세 번째, 부산에선 첫 사례다. 경영책임자에게 이례적으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까지 적용한 것이어서 향후 재판에서 어떤 판단이 나올지도 관심을 끈다.
화재감시자 없던 단 1곳서 참사 터져

지난 2월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공사현장 B동 1층에서 사용된 그라인더(위쪽)와 용접기. 사진 부산경찰청
이 과정에서 1층 바닥 쪽에 난 12개의 구멍(지름 약 10㎝)을 통해 불씨가 아래층(지하 1층) 수처리실의 천장 부근 배관 보온재에 튄 것으로 파악됐다. 축열과 훈소(천천히 타들어가는 현상) 과정을 거쳐 불이 시작됐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불이 난 직후 연기가 배관 시설 등을 타고 빠르게 퍼졌고, 현장 작업자 6명은 1층 엘리베이터실 앞에서 질식해 숨졌다.

반얀트리 공사 현장 B동 1층 아래쪽에 있는 지름 10cm 구멍. 경찰은 이 구멍을 통해 불씨가 아래층으로 튀었고, 축열 등 과정을 거쳐 지하 1층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했다. 사진 부산경찰청
경찰과 노동청에 따르면 이날 현장엔 800여명이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모두 8곳에서 절단ㆍ용접 등 불이 날 위험성 있는 작업이 이뤄졌는데, 8곳 중 불이 난 작업이 이뤄진 곳에만 화재감시자가 투입되지 않았다고 한다. 화재감시자는 불이 날 수 있는 작업 현장마다 배치돼 다른 업무를 겸임하지 않고 오직 화재 관리에만 전념해야 하는 작업자다.
작업편의 위해 스프링클러는 꺼놔

지난 2월 14일 일어난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테 공사 현장 화재 사고의 발화 지점과 숨진 인부 6명이 발견된 엘리베이터홀. 사진 부산경찰청
이번 수사는 부산경찰청과 부산고용노동청 합동으로 진행됐다. 한편 부산고용노동청은 삼정기업ㆍ삼정이앤시 다른 현장을 대상으로 특별감독을 벌였다. 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 10건,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32건 등을 적발해 사법 조치하고 과태료 9100만원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