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발표할 때 사용한 차트에 한국의 관세가 25%로 표기돼 있다. AP=연합뉴스
美반도체 자립, 마지막 퍼즐은 메모리?

지난달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웨이저자 회장이 백악관에서 TSMC의 1000억 달러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현재 미국은 반도체 설계 기술뿐만 아니라 TSMC의 애리조나주 공장을 통해 생산과 후공정(패키징) 설비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여전히 한국 생산 분에 의존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 입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마이크론 하나뿐이라 자국 내 생산 기반을 더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지만, 마이크론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은 여전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뒤처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과 한국을 겨냥해 수차례 반도체 산업을 “도둑 맞았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TSMC가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시설을 미국에 투자한 것처럼 한국에도 메모리 생산 시설을 투자하라는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재민 기자
日 라피더스 “빅테크와 협상 중”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이 지난 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생산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올해 7월 시제품을 완성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최고경영자(CEO)는 TSMC보다 2나노 양산이 2년 늦은 데 대해 “제조 공정에서 그 차이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일 닛케이신문에 “주문부터 칩 제작 및 조립까지 걸리는 시간을 지금보다 2~3배 더 짧게 줄일 수 있다”며 “프로토타입(시제품) 개선 속도가 빠르고 수율도 점차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출자금 포함 누적 1조8225억엔(약 18조1300억원)을 투자했다.
관세·기술 공세 쏟아지는 한국 반도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6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전기와 용수 문제 등 걸림돌이 여전하다”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는 과감한 정책 지원과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