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퇴직연금 수익률...'기금형' 도입 논의 본격화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방안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일러스트=김지윤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방안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일러스트=김지윤

 
고질적인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방안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퇴직연금 관리·감독기관인 고용노동부는 전문가 자문단을 발족하며 제도 설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여야 정치권에서도 기금형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10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 시장은 대부분 근로자 개인이 금융기관과 직접 계약을 맺고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계약형'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방식은 투자 경험과 정보가 부족한 대다수의 근로자에게 적절한 투자 결정을 어렵게 만든다. 결국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안주하는 등 안정성만을 추구하는 소극적인 투자 행태로 이어져 낮은 수익률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기금형 퇴직연금은 전문적인 투자 역량을 갖춘 독립적인 기관이 근로자의 퇴직금을 모아 기금 형태로 통합 운용하고, 그 수익을 가입자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이는 전문적인 자산 배분과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안정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약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아 왔다.

호주, 미국 등 퇴직연금 선진국에서는 기금형이 보편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달 21일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추진 자문단을 공식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열었다.

자문단은 경제, 경영, 사회복지, 법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짜였으며 사업장 규모별 적합한 기금 형태, 수탁 법인의 형태 및 요건, 기금의 인허가 및 관리 감독 등 핵심 쟁점 사항을 깊이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자문단 논의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에는 퇴직연금 사업자, 노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관련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도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작년 8월 상시 근로자 100인 초과 사업장에는 국민연금이, 100인 이하 사업장엔 근로복지공단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여야 정치권의 합의를 통해 기금형 퇴직연금의 입법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성공적으로 도입될 경우 근로자는 전문적인 자산 관리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운용 비용 절감 및 수익률 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