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이완규ㆍ함상훈 헌법재판관 지명…이재명 “대통령된 줄 착각”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8일 문형배ㆍ이미선 헌법재판관(4월 18일 퇴임)의 후임자(대통령 몫)로 보수 성향의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해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고,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도 대법관으로 임명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파면 기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박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후 이선애 전 헌법재판관을 임명했었다. 하지만 이 전 재판관은 대통령이 아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명한 후보자였다.

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사심 없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행은 문형배ㆍ이미선 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한 데 대해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한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헌재 결원 사태가 반복돼 헌재 결정이 지연될 경우 대선 관리, 필수 추경 준비, 통상현안 대응 등에 심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며, 국론 분열도 다시 격화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두 명의 헌법재판관이 퇴임할 경우 이날 임명한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포함해도 정원 9명이 아닌 '7인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민주당의 국무위원 탄핵 가능성에 대비해 헌재 공백을 해소하고 국정에 미칠 여파를 방지하겠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마은혁 이완규 함상훈. [연합뉴스] [뉴시스]

마은혁 이완규 함상훈. [연합뉴스] [뉴시스]

한 대행은 이날 마은혁 재판관에 대한 임명 의사도 밝히며 “마 재판관님과 두 분의 합류를 통해 헌법재판소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헌정질서의 보루라는 본연의 사명을 중단없이 다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 대행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국회 몫으로 선출된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보류해왔다. 지난해 11월 윤 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도 넉 달여 만에 임명됐다.


두 지명자가 헌재에 합류하면 헌재는 보수 성향(정형식, 조한창, 이완규, 함상훈) 4명, 중도(정정미, 김형두, 김복형) 3명, 진보(정계선, 마은혁) 2명 등 보수 우위 체제로 재편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한 대행이 자기가 대통령이 된 거로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번 지명을 내란 잔존 세력에 의한 헌법재판소 장악 시도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몫 헌재 재판관 지명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