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아워홈 용인2공장에서 지난 4일 오전 11시20분쯤 30대 직원 A씨가 어묵 냉각 장치에 목이 끼이는 재해를 당했다. A씨는 재해 닷새 만인 9일 오전 4시30분쯤 병원 치료를 받다 숨졌다. 손성배 기자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의 용인2공장에서 일하다가 크게 다친 30대 직원이 사고 발생 닷새 만에 끝내 사망했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0분쯤 오산 소재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치료를 받던 아워홈 정규직 직원 A씨(39)가 숨졌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11시20분쯤 경기 용인 처인구 소재 아워홈 용인2공장 4층 어묵 제조공정 냉각 기계에 끼임 사고를 당했다. 동료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심정지 상태의 A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중환자실에서 회복 치료를 받으면서 한때 호전됐으나 이날 오전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면서 끝내 숨졌다. 목에는 외상이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약 5년 전부터 아워홈 김 제조 파트에서 일하다가 어묵 제조로 옮겨 일하고 있었다. 끼임 사고가 난 설비는 냉장고처럼 개폐식 문이 있고, 내부에 회전형 냉각 장치가 달려 있다고 한다. A씨는 이 냉각 장치에 목이 끼어 크게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끼임 사고 발생 직후 현장 조사를 벌이고 아워홈 측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다. 사건 당시 공정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날 A씨가 숨짐에 따라 사건을 업무상과실치상에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변경하고,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아워홈 용인2공장에서 지난 4일 오전 11시20분쯤 30대 직원 A씨가 어묵 냉각 장치에 목이 끼이는 재해를 당했다. A씨는 재해 닷새 만인 9일 오전 4시30분쯤 병원 치료를 받다 숨졌다. 손성배 기자
A씨의 지인들은 “(고인은) 장남으로, 부모님을 살뜰히 챙기고 사교성도 좋아 친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8년간 교제한 여자친구와의 결혼을 약속하고, 양가 상견례를 준비하던 와중에 사고가 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인들의 안타까움은 커지고 있다.
구미현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라며 “유가족께 진심으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현장 동료 직원들에게도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이번 사고는 아워홈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안전경영총괄책임자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발생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됨에 따라 아워홈은 지난 2022년 1월 안전보건총괄직에 재난관리 전문가를 영입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계약 만료로 퇴직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법인 전체 경영 책임자, 즉 CEO(최고경영책임자)가 안전 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했을 경우 처벌토록 한다”며 “아워홈이 제대로 된 안전관리 인적 구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지도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워홈 관계자는 “안전총괄 공석으로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며 “대표이사가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임명한 이영표 경영총괄이 안전총괄을 겸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