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후보 대진표 윤곽…김동연은 "출마", 김부겸은 “불출마”

김동연 경기지사가 9일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일강다약(一强多弱)’의 민주당 경선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자동차 부품 관세 대응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자동차 부품 관세 대응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지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으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이날 회견은 미국의 자동차 업계 관세 대응 일정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로 출국하기 직전 이뤄졌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결선 투표제, 총선과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한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등 개헌 사안을 공약했다. 대선 출마를 위해 같은 날 당 대표직을 사퇴한 이재명 전 대표는 “내란 종식이 먼저”(지난 7일)라며 개헌 논의를 유보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에 뽑히면 개헌 동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경선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이 대표도 함께 설득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헌법 개정 등 제도 개혁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도 “개헌과 내란 종식은 동전의 앞뒷면이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의 ‘선(先) 내란종식, 후(後) 개헌론’을 반박했었다.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김부겸 전 총리 부친상 조문을 마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 전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김부겸 전 총리 부친상 조문을 마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 전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아직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김 전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 일극 체제에서) 결과가 얼마나 참혹할지를 잘 알지 않겠느냐”며 “이 대표와 각을 세울 생각은 전혀 없지만, 당내에 다른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의 도전자들은 이번 경선에 적용될 ‘경선 룰’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간 공직후보자 선출에 국민경선 또는 국민참여경선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적용해 왔다. 지난 대선 경선 때 적용한 국민경선은 일정 기간 당비를 낸 권리당원과 새롭게 모집한 비(非)당원 선거인단에게 1인 1표가 주어진다. 지난 대선 예비경선(컷오프) 때는 권리당원 투표 50%와 ARS 여론조사 결과 50%를 합산하는 국민참여경선으로 후보를 확정했다.

일부 군소 후보 측은 “두 가지 방식 모두 당내 장악력이 압도적인 이 전 대표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며 새롭게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대선 경선 때 채택했던 국민경선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하더라도 선거인단 모집 기간이 짧아 사실상 권리당원이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