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식뷔페 식당에 들어가기 위한 줄이 지하 식당에서부터 지상 밖으로까지 이어져 있다. 황수연 기자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3.6% 올라 평균 상승률(2.1%)을 웃돌았다. 2023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 상승이다. 외식은 3% 상승해 두 달 연속 3% 이상 올랐다. 직장인들의 대표 점심 메뉴인 비빔밥(1만1308원), 냉면(1만2115원)은 1만원을 훌쩍 넘는다. 커피(8.3%), 빵(6.3%), 햄과 베이컨(6.0%) 등도 많이 올랐다.
식품업체에 햄버거‧커피‧치킨 등 프랜차이즈까지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서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7일 물가 상승 요인이 된 가공식품 가격 인상과 관련해 '담합이나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히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유통업계에선 “그간 정부의 압박에 눌려있다가 눈치 볼 컨트롤타워가 없으니 가격을 올리기는 좋은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외식물가 고공행진에 저가 뷔페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7000~8000원대 한식뷔페, 1만원대 샤브샤브뷔페, 2만원대 고기뷔페 등이 크게 늘었다. 고기뷔페인 고기싸롱은 2020년 창업 이후 4년 만에 매장이 130여 곳으로 늘었고 애슐리퀸즈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0% 늘었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식뷔페 식당 내부가 밥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황수연 기자

신재민 기자
기능에는 이상이 없지만, 외관에 흠집이 있거나 한번 팔렸다가 반품된 제품인 리퍼비시(Refurbished) 상품도 많이 찾는다. 롯데홈쇼핑이 리퍼나 전시상품 등을 최대 90% 싸게 판매하는 ‘창고털이’의 지난해 주문 건수도 전년 대비 40% 늘었다.
유통업계에선 최근 발생한 경북 지역 산불로 먹거리 인플레가 신선식품까지 번질 것으로 우려한다. 국내 사과 면적의 9%가 소실됐고 자연산 송이는 사실상 올해 수확이 없다고 봐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끼니는 매일 먹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가계 부담은 확 커진다”며 “관련 부처가 수급 상황‧가격변동을 수시로 확인하고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