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SK의 토종 에이스 듀오 안영준(왼쪽)과 김선형. 김현동 기자

리그 우승을 합작한 SK의 ‘에이스 듀오’ 안영준(왼쪽)과 김선형. 살림꾼 포워드와 베테랑 가드를 앞세운 SK는 3년 만에 정규 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노린다. 김현동 기자
프로농구 SK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듀오 김선형(37)·안영준(30)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개막 전 전문가의 SK 평가는 “잘하면 플레이오프(PO) 진출 마지노선인 6위권”이었다. 전력 보강이 없었고, 김선형이 노쇠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SK가 이변을 일으켰다. 시즌 초반 9연승, 후반기 10연승 등 역대 최소인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이변’의 주역이 베테랑 가드 김선형과 간판 포워드 안영준이다. 나란히 정상급 실력을 선보였고, MVP 후보로 함께 떠올랐다. 특유의 속공 농구를 합작한 두 선수를 지난 7일 경기도 용인 SK 훈련장에서 만났다.

생애 첫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안영준. 연합뉴스

변함없이 맹활약한 김선형. 그는 시즌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안영준은 KBL의 ‘수퍼스타’로 군림해온 김선형과 정반대 성향이다. 뛰어난 공격 능력으로 ‘에이스의 대명사’였던 김선형과 달리, 공·수 능력을 겸비한 스타일이다. 김선형과 주득점원인 외국인 선수들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안영준은 한마디로 ‘살림꾼’이다. 실제로 2017~18시즌 신인왕 출신인 안영준은 팀에서 주로 궂은일을 도맡았고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실력을 인정받지 못해 속상하고 힘들었다. 그래서 지난 몇 년간 오로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쉴 때도 하루 4시간씩 자청해서 훈련했다. 화려하지 않은 헌신적 플레이로도 에이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안영준은 득점 3위(14.2점), 리바운드 2위(5.9개), 블록슛 2위(0.7개) 등 해결사 그 이상으로 활약했다.

안영준(왼쪽)은 묵묵한 살림꾼, 김선형은 화려한 에이스였다. 김현동 기자

선의의 경쟁을 펼친 안영준(왼쪽)과 김선형은 올 시즌 한 단계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
양보 없는 MVP 경쟁을 마친 두 선수의 목표는 따로 있다. 바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이다. SK는 2021~22시즌 이후 3년 만에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두 선수는 이를 위해 의기투합하겠다는 각오다. 1위 SK는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다. 스스로 자신의 성적을 “90점대”라고 밝힌 두 선수는 “챔피언전 우승으로 100점 만점을 만들겠다. 우리 팀은 MVP를 둘, 아니 자밀 워니(외국선수 MVP)까지 셋이나 보유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통합우승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