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5월 8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다혜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檢, 문다혜 부부도 ‘뇌물 공범’ 의심
1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배상윤)는 전직 대통령 자녀 해외 이주 부정 지원 및 특혜 채용 의혹 당사자인 서씨를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관련, 전주지검 관계자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한 시민단체의 경찰 고발로 참고인 신분이던 다혜씨를 뇌물수수와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전환했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다음 같은 해 7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사위 서씨를 본인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 전무로 채용하고 2020년 4월까지 급여(월 800만원)와 주거비(월 350만원) 등 2억2300만원을 준 게 사실상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이 사건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은 지난해 12월 기소된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을 비롯해 문 전 대통령(뇌물수수), 이상직 전 국회의원(뇌물공여·업무상배임),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업무상배임) 등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이상직과 타이이스타젯 관련 의혹.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작년 前사위 묵비권, 다혜씨 출석 거부
지난 2월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다혜씨 사건을 넘겨받은 전주지검은 다혜씨 부부가 단순히 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의 수혜자가 아닌 공범으로 보고 있다. 서씨는 지난해 1월 19일, 2월 7일, 2월 14일 전주지검에서 세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묵비권을 행사했다.
다혜씨도 지난해 11월 “참고인 신분이니 출석하지 않겠다”며 검찰 조사를 거부했다. 그러나 이젠 두 사람 모두 피의자로 전환되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검찰 출석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 체포 등 강제 수사가 가능해졌다.
검찰은 현재 문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면 질의서에 대한 답변서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문 전 대통령이 두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자 변호인 측 요구로 서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검찰은 이 사건 핵심 참고인인 김정숙 여사의 피의자 입건 여부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영진 전주지검장이 지난해 10월 17일 대전 서구 대전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검·지검, 청주지검, 광주고검·지검, 전주지검·제주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얻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공격…전주지검장 “직업적 소신 따를 뿐”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과 윤건영 의원이 지난 3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 박 지검장을 공격한 게 대표적이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징계(정직 2개월)를 받은 뒤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이겼는데 당시 재판에서 ‘잘못이 없다’고 편든 증인이 박 지검장이고, 이 일로 그를 전주지검장으로 출세시켰다는 식의 주장이다.
지난 1일에는 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이 전주지검을 항의 방문했다. 이런 정치권 공세에 박 지검장은 대응하지 않고 있다. 박 지검장은 중앙일보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눈과 귀가 비뚤어진 사람들에게는 어떤 설명을 해도 소용이 있을까 싶다”며 “저는 직업적 소신과 신념에 따라 정도만 걸을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