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김경수, 세종서 대선출마 선언…"국가 위기, 기회달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3일 대선 출마 선언을 위해 세종시청에 도착해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3일 대선 출마 선언을 위해 세종시청에 도착해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13일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세종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을 세종시로 옮겨오고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내란의 상징인 용산을 더 이상 대통령실로 사용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반드시 서울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린 김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행정수도 이전과 지방분권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을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의 성장축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수도권 일극이 아니라 전국을 5대 권역으로 나눠 5개의 성장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권역별 5대 메가시티 자치정부’를 제시하며 “행정구역을 개편해 5대 메가시티 자치정부가 국가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자치단체를 실질적인 지방정부로 헌법에 명시하고, 자치권 역시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개헌 의지도 내비쳤다. 개헌 일정과 관련해서는 “대선 후 400일간의 사회적 공론화와 숙의를 거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개헌은 헌정 수호 세력의 단단한 연대와 연합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새로운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고 제7공화국 새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차기 정부 출범 직후 ‘100일의 대타협과 비전 만들기’를 추진하고, 이후 5년간 ‘비상대책 정부’를 운영해 국가 개혁의 청사진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윤석열은 파면됐지만,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다시는 비상계엄과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며 “헌법 수호 세력이 힘을 모아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한 ‘빛의 연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의 청와대 근무 경험과 경남도지사 재임 경력을 언급하며 “입법·행정·국정 모두를 경험한 유일한 후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대통령의 경험을 계승한 민주당이 실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며 “절박한 마음으로 윤석열 정권의 종식과 대한민국의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3대 민주 정부의 공과를 모두 가진 민주당은 경험에 바탕한 실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며 “저에게 기회를 달라.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하던 절박함으로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지사 측은 이번 조기 대선 국면에서 행정수도 이전, 용산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을 가장 먼저 주장하기 위해 서울이 아닌 세종시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청에는 김 전 지사의 출마를 응원하는 전국 각지의 청년과 지지자 100여 명이 함께 했다. 출마 선언 이후 청주에서 온 20대 라이더 노동자가 “현실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되어달라”며 직접 쓴 편지를 읽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다양한 응원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과 탄핵 집회의 상징인 응원봉을 흔들며 김 전 지사의 출마 선언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