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에 나경원? 안철수?...오세훈 불출마로 복잡해진 국힘 경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국민의힘 경선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13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오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당내 4강 구도에 빈자리가 생겼다”며 “4명으로 추리는 1차 컷오프에서 살아남기만 하면 누가 되든 드라마를 써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22일 발표하는 1차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대상으로 오 시장을 비롯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유력한 4강 후보로 꼽혀왔다.

국민의힘 경선은 ‘100% 여론조사’를 통해 22일 후보를 4명으로 추린 뒤, 2차 컷오프(29일 발표)에서 선거인단(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절반 비율로 합산해 최종 2명 후보를 압축한다. 모든 경선 과정엔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의 응답만 합산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나경원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을 찾아 이영일 전 의원과 환담을 나누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나경원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장을 찾아 이영일 전 의원과 환담을 나누 있다. 뉴스1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탄핵 반대파(반탄파)’에선 나경원 의원, ‘탄핵 찬성파(찬탄파)’에선 안철수 의원이 오 시장의 공백을 메울 4강 후보로 꼽는 이가 많다. 영남 중진 의원은 “1차 컷오프 기준인 여론조사의 경우 대중 인지도가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탄파 가운데선 윤상현 의원과 이철우 경북지사의 4강 합류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찬탄파는 오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한 전 대표와 안 의원을 제외하곤 상대적으로 후보군이 협소해졌다.

각 대선 주자 측은 재편되는 경선 구도를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반탄파인 김 전 장관과 나 의원은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앞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나 노동ㆍ청년ㆍ민생경제 정책 공조를 위한 회동을 진행했다. 향후 예비 경선 결과에 따라 한쪽에 힘을 몰아주는 식의 전략적 연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나 의원은 “(김 전 장관과) 생각이 공유되는 부분이 꽤 있다”고 했다.


반면 찬탄파는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의 지지세를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오 시장과 유 전 의원) 두 선배님 말씀대로 혁신과 확장을 무기 삼아 중도층을 설득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꼭 이기겠다”고 적었다. 안 의원은 “보수의 외연을 중원으로 넓혀 반드시 이재명을 이기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21대 대통령 선거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21대 대통령 선거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도 국민의힘 경선판의 변수로 꼽힌다. 성일종ㆍ김미애ㆍ박수영 의원 등 한 대행 대선 차출론자들은 당 현역 의원 5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날 한 대행 출마 촉구 성명서를 내려 했지만, 당 지도부의 만류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직·간접적으로 타진해 온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 대행의 경선 참여 가능성이 현재로선 적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차출론자들은 한 대행이 경선에 합류하지 않더라도 국민의힘 후보 확정 뒤 단일화 등을 통해 대선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보수 일각에선 ‘윤심(尹心)’ 향방을 경선의 변수로 꼽는 이도 있다. 반탄파 주자 상당수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앞다퉈 관저를 찾은 것도 ‘윤심 마케팅’의 일환이란 것이다. 친윤 성향의 서정욱 변호사는 12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심은 3단계로 보면 된다”며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은 일단 (1차 컷오프에서) 나경원을 밀고, 결선 투표에서 김문수를 민다. 그래도 이재명 대표와 붙어보기 어렵다고 할 땐 한덕수를 국민 후보로 추대해 단일화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립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확장성의 한계를 부르는 ‘윤심’ 낙인이 역풍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