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 AF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두긴이 최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향의 팟캐스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스트가 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극우 정치권을 대표하는 인물인 두긴은 서구식 자유민주주의를 거부하고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주장해왔다.
특히 그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부터 친서방 성향의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지지자들을 전멸시켜야 한다는 극단적인 입장을 펼쳤다.
두긴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2022년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가 차량 폭발 사고로 숨진 배후로 우크라이나가 지목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다. 우크라이나가 두긴을 암살하려다 작전 과정에서 딸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두긴이 파고드는 주제는 러시아 민족주의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종교, 인공지능(AI), 성소수자(LGBT)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트럼프 혁명』이라는 신간을 출간했다. 두긴은 영어판으로도 출간된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지한 것을 두고 "글로벌리즘 본부에 가해진 미사일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두긴은 미국 보수 인사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극우 논객인 터커 칼슨은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두긴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우 음모론자로 알려진 알렉스 존스도 지난 2월 자신의 웹사이트 '인포워스'를 통해 두긴과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두긴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주의에 관심이 있다"며 "또한 트럼프 지지자들도 내 사상과 철학, 이념적 탐구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