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깍쟁이는 옛말" 일자리에 공부까지…지방과 손 잡았다

서울시 넥스트로컬 사업을 통해 경상남도 고성군에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마련한 바다공룡. [사진 서울시]

서울시 넥스트로컬 사업을 통해 경상남도 고성군에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마련한 바다공룡. [사진 서울시]

서울 중구 충무로에서 막걸리 양조장과 주점을 운영하는 오예준 우리예술 대표는 요즘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자라는 벼 품종 ‘새청무’ 쌀로 막걸리를 개발 중이다. 서울시 ‘넥스트로컬(Next Local)’ 사업에서 강진 지역 현지 농업회사법인을 소개받았다. 강진 쌀을 활용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막걸리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목표다.  

욜로케이션(yolocation·욜로·지역·여행의 합성어) 사업체인 바다공룡의 최보연 대표는 경상남도 고성군에서 11개 유휴시설을 리모델링해 워케이션(workation)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 워케이션은 관광지에서 일하며 휴식하는 새로운 근무 형태를 의미한다. 고성군에 연고가 없었던 그가 고성군이 소유한 시설을 임대한 계기도 넥스트로컬 사업에 참여하면서였다.

서울시 넥스트로컬 사업을 통해 우리예술은 강진 지역 쌀로 막걸리를 개발 중이다. 사진은 우리예술이 강진 지역 청년에게 사업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시 넥스트로컬 사업을 통해 우리예술은 강진 지역 쌀로 막걸리를 개발 중이다. 사진은 우리예술이 강진 지역 청년에게 사업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 곳곳에 지역특산물 장터도

지난 5일 서울숲에서 진행한 가든페스타에서 충청남도 홍성군 모닝베리농원 생산자가 딸기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지난 5일 서울숲에서 진행한 가든페스타에서 충청남도 홍성군 모닝베리농원 생산자가 딸기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 넥스트로컬은 서울 이외 지역 자원을 연계·활용하거나 지역 문제를 비즈니스 기회로 삼아 새로운 창업 모델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다. 서울에 거주하면서 창업을 희망하는 19~39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들이 서울 이외 지역의 자원을 조사할 수 있도록 실비를 지원하고, 실제로 창업할 수 있도록 초기 사업비도 준다. 이들 중 일부는 팀별로 2000만~5000만원의 사업비도 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투자자와 연결해주거나 유통 판로·홍보를 지원하기도 한다.  


실제로 농식품부는 서울시가 선발한 넥스트로컬 창업팀 중 농촌으로 사업장을 이전한 기업을 대상으로 팀당 1억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했다. 13개의 넥스트로컬 창업팀은 롯데카드의 회원 전용 쇼핑몰(띵샵)에 입점해 16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넥스트로컬은 2019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총 532개 창업팀 995명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190팀이 사업자등록까지 마쳤다. 다만 이중 현재까지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건 31%(165팀) 정도에 그친다는 점이 보완할 부분으로 지적받는다.

매달 3주차 주말에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서로장터 & 농부의시장 행사장. [사진 서울시]

매달 3주차 주말에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서로장터 & 농부의시장 행사장.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다른 지자체와 협력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어울마당, 양천구 파리공원, 성동구 뚝섬한강공원에선 지난 3월부터 연말까지 54차례 ‘농부의 시장’이 열린다. 64개 시·군 126개 농가서 판매하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다.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선 별도로 9개 시·군 56개 농가가 매주 금·토·일요일마다 돌아가며 과일·과채·가공식품을 판매한다.  

서울에서 열리는 대형 행사에도 지역 특산물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당장 다음 달 4일부터 서울 서초구 잠수교·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뚜벅뚜벅 축제’나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 등이 대표적이다.

랜선나눔캠퍼스로 학습격차 해소

서울시 랜선나눔캠퍼스 사업을 통해 멘토와 멘티간의 수업이 진행 중인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시 랜선나눔캠퍼스 사업을 통해 멘토와 멘티간의 수업이 진행 중인 모습. [사진 서울시]

교육분야에서도 서울시에서 시작한 정책이 다른 지자체 주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3만3000여명의 서울시 청소년들이 수강하는 서울시의 교육 플랫폼 서울런은 평창·김포·충북 등 다른 지역 학생도 수강하거나 수강할 예정이다. 서울 소재 4년제 종합대학 재학생을 지칭하는 용어인 이른바 ‘인서울 대학생’이 지방 중학생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랜선나눔캠퍼스’ 프로그램도 있다.

이동률 서울시 행정국장은 “장터·교육·창업 등 서울시가 그간 추진한 지역 상생 협력 사업을 통해 앞으로도 서울과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균형 발전 모델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