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광물협정, 24일 서명”…평화협상 급물살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사무실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사무실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4일 우크라이나와 광물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24일 광물협정에 서명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합의를 이행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정말로 그의 팬(fan)이 아니다”면서도 “이번 협정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모두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전의 휴전과 관련해선 “매우 근접하고 있다”며 “(휴전 관련 제안에 대한 응답을) 이번 주에, 매우 곧, 러시아에서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도 광물협정 타결을 시사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경제적 파트너십과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투자 펀드 설립의 길을 열어줄 의향서(MOI)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협정 체결의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절차다. 

이번 협정은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희토류와 석유 등 광물 자원 수익 절반을 미국이 주도하는 공동 기금에 출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나 유럽으로 러시아 가스를 보내는 가스관에 대한 통제권을 미국에 넘겨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대신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부담할 전쟁 지원금 상환 규모를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갚아야 할 전쟁 지원금 규모를 3분의 1 규모(1000억 달러, 142조1200억 원)로 미국이 낮춰줬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주장해 온 900억 달러(약 127조9080억 원)에 근접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다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다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말 정상회담에서 광물협정을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성을 나눈 끝에 협정은 불발됐다. 이후 다시 양국은 물밑 교섭에 들어갔다. 

광물협정 체결이 완료되면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신뢰 회복은 물론 유럽과의 전략적 연대가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프랑스, 영국, 독일은 이날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위한 릴레이 회담에 돌입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우크라이나의 평화 목표에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다만 회담 이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평화협정을 위한) 노력을 몇 주, 몇 달 동안 계속할 수 없다”며 “며칠 내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우선순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정에 진전이 보이지 않자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루비오 장관의 발언 이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8일 로마 키지궁 총리실에서 멜로니 총리와 만나 “현재 협상 중인 만큼 성급한 판단은 피하겠지만 이 잔혹한 전쟁을 끝낼 수 있으리란 점에서 우리는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대러시아 공세외교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증거를 입수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연계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무기를 제공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전날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에서 현장 잔해를 수색하는 우크라이나 구급대원들. AFP=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전날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에서 현장 잔해를 수색하는 우크라이나 구급대원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전 외에 이란 핵 협상도 다소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중단시켰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중단시켰다고 말하진 않겠다. 핵시설 공격을 서두르지 않는다”며 협상을 통한 이란 핵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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