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결정은 베센트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서 내려진 것이라고 전했다. 베센트는 머스크가 백악관을 통해 섀플리 임명을 추진하면서 국세청을 관장하는 자신에게 상의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결국 베센트의 뜻대로 대행이 교체되면서 그가 머스크와의 힘겨루기에서 승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 17일 베센트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극우 선동가로 알려진 로라 루머가 X(옛 트위터)에 "베센트는 트럼프를 반대해 온 금융계 인사와 협력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자, 이 글을 공유하며 "문제가 된다"고 썼다. 머스크는 애초에 금융 전문가 출신 베센트가 재무장관이 되는 걸 반대했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들어 머스크의 백악관 내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신호가 잇따라 나오며 그의 DOGE 수장직 조기 사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국방부로부터 중국과의 전쟁 대비 작전계획을 보고받으려다 트럼프의 지시로 불발됐다. 또 머스크가 사실상 '반(反)관세' 입장을 드러냈을 때 반응하지 않던 트럼프는 베센트의 말을 듣고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결정했다. 지난 2일엔 "트럼프가 측근들에게 '머스크가 몇 주 안에 물러나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NYT는 "머스크는 최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전과 달리 짧게 발언하고, X에 게시물 올리는 하루 평균 횟수도 지난달 107건에서 이달 55건으로 줄었다"며 "평소 주인공처럼 행동하는 억만장자의 모습은 요즘 자주 보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