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AI, 청년 진로 상담에 더 효과적이었다

'도플갱어 AI'를 활용한 청년 진로 상담 연구 참가자들. 왼쪽부터 서울대 협동과정 인공지능 전공 전하연 박사과정생,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임하진·김은미 교수, 카네기멜런대 존 짐머만 교수, 로라 대비시 교수.

'도플갱어 AI'를 활용한 청년 진로 상담 연구 참가자들. 왼쪽부터 서울대 협동과정 인공지능 전공 전하연 박사과정생,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임하진·김은미 교수, 카네기멜런대 존 짐머만 교수, 로라 대비시 교수.

나를 가장 잘 아는 인공지능(AI)이 내 적성에 맞는 진로 상담을 해준다면? AI 기술이 발달할수록 다양한 활용법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서울대와 미국 카네기멜런대가 공동 설립한 '인간 중심 인공지능 연구센터(SNU-CMU Human-Centered AI Research Center)'는 최근 사용자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쏙 빼닮은 '도플갱어 AI'를 청년 세대의 진로 탐색에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실제로 진로 선택을 앞둔 20대 위주의 3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3년 후의 자신을 상상해 지금의 나에게 편지를 쓰게 하거나▶'3년 후의 나'를 상정한 AI가 내게 편지를 쓰거나▶AI와 채팅을 주고받아 진로를 모색하도록 했다. 
 결과는 물론 AI를 활용한 두 그룹이 내가 나에게 편지를 쓴 첫 번째 그룹보다 상담 효과가 더 좋았다는 것. 참가자들의 몰입도와 만족도가 더 높거나(편지), 빠른 피드백으로 실용적인 정보 교환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채팅). 연구센터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문('Letters from Future Self)'을 26일부터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CHI 2025(ACM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에 제출해 상위 1%에게 수여되는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임하진(37) 교수가 연구 책임을 맡았고 서울대 협동과정 전하연 박사과정생(인공지능 전공)이 제1저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김은미 교수와 카네기멜런대 존 짐머만 교수, 로라 대비시 교수가 참여했다.
 임하진 교수에 따르면 '미래 자아에게 편지 쓰기'는 교육 현장의 진로 설계 수업에서 자주 활용하는 방법이다. 반면 "사용자의 프로필을 입력해 구축한 AI 에이전트 활용이 확산되면 인간 상담자의 도움 없이 누구나 혼자서 진로 상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결 과제도 있다. "진로가 불안한 학생들이 점쟁이에게 하듯 AI에게 최종적인 결과만을 묻는 경향이 있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