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강풍을 타고 확산하며 산불 2단계까지 발령된 강원 인제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아 헬기 철수 후 야간 진화 체제로 전환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20분 기준 인제군 상남면 하동리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의 진화율은 93%다.

당국은 낮 동안 헬기 32대, 진화 차량 100대, 인력 50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아직 주불을 잡지는 못했다.

산불 영향 구역은 63㏊로 추정된다. 총 화선 5.3㎞ 중 5㎞를 진화하고 남은 0.3㎞ 구간에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일몰 이후 헬기는 모두 철수했으며, 당국은 인력을 동원해 야간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 일출에 맞춰 헬기를 다시 투입할 예정이다.

 
산림청은 "가용한 지상 진화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해 야간산불 체제로 전환했다"며 "인명·재산 피해가 없도록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산불은 이날 오후 1시 18분쯤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 서울양양고속도로 상남7터널 인근 야산에서 발생했다.

당국은 오후 2시 30분 산불 1단계를 발령한 뒤 오후 4시 45분 산불 2단계로 격상했다. 산불 2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이 50∼100㏊, 평균 풍속 7∼11m/s, 예상 진화 시간이 10∼48시간 미만일 때 발령된다.

인제군은 산불 확산 방향에 있는 기린면 주민들에게 오후 3시 11분쯤 재난 문자를 보내 대피를 안내했다. 이에 주민 243명이 기린실내체육관으로 대피했다.

양양군도 오후 7시 18분쯤 서면 지역 19개 마을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 각 마을 회관과 국민체육센터로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현재까지 양양 지역에서 대피한 주민은 129명으로 집계됐다.

인근 군부대도 산불 위험을 감지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군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군 장병이나 군 시설물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 연기로 인한 차량 피해를 우려해 서울양양고속도로 양방향 구간도 전면 통제됐다.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는 이날 오후 2시 47분쯤부터 본선 양방향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서울 방면은 양양 분기점∼인제 나들목 35㎞ 구간, 양양 방면은 동홍천 나들목∼양양 분기점 73㎞ 구간이 각각 전면 통제됐다.

양양 방향 차량은 동홍천 나들목에서 국도 44호선으로, 서울 방향 차량은 양양 분기점에서 우회 조치하고 있다.

고속도로 차단 해제 시점은 산불 진화 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