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캐나다 총선…트럼프발 반전 속 자유당 승리 유력?

28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캐나다 총선에서 트럼프발(發) 반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초반에 우세했던 친미 성향의 제1야당 보수당이 선거일 직전 여론조사에서 집권 자유당에 뒤처진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캐나다 CBC가 집계한 여론조사 트래커에 따르면 자유당 지지율은 26일 기준 42.5%로, 보수당(38.7%)보다 3.8%포인트 앞섰다. 퀘벡지역을 기반으로 한 블록퀘벡당은 23%, 진보 성향의 신민주당(NDP) 5%, 녹색당 1%를 기록했다. 자유당이 단독 과반(172석 이상) 확보할 확률은 74%로 분석됐지만, 과반 실패 시에도 최다 의석 확보 가능성이 높아 총선 승리 확률은 91%에 달한다. 지난 27일 공개된 나노스 여론조사(±2.4%포인트)에서도 자유당의 지지율(43%)이 보수당(38.9%)보다 약 4%포인트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CBC가 집계한 여론조사 트래커에 따르면 자유당 지지율은 26일 기준 42.5%로, 보수당(38.7%)보다 3.8%포인트 앞섰다. CBC 캡처

캐나다 CBC가 집계한 여론조사 트래커에 따르면 자유당 지지율은 26일 기준 42.5%로, 보수당(38.7%)보다 3.8%포인트 앞섰다. CBC 캡처

 
초반 자유당보다 최대 20%포인트 앞섰던 보수당은 지난달 19일 이후 급격히 열세로 돌아섰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캐나다 관세 정책과 ‘51번째 주’ 발언으로 인한 미국산 불매운동 등 반미감정이 거세지던 시기였다. CBC는 “저스틴 트뤼도 총리도 사임하면서 자유당 지지율이 급등했고,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두 정당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고 짚었다.  

초반에 자유당보다 최대 20%포인트 앞섰던 보수당은 지난달 19일 이후 급격히 열세로 돌아섰다. 당시 트럼프발 관세로 인한 반미 감정이 거세지던 시기였다. CBC 캡처

초반에 자유당보다 최대 20%포인트 앞섰던 보수당은 지난달 19일 이후 급격히 열세로 돌아섰다. 당시 트럼프발 관세로 인한 반미 감정이 거세지던 시기였다. CBC 캡처

다만 캐나다의 지역별 선거구 구조상, 전국 득표율과 의석수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기에 자유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격전지인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의 43개 선거구 결과가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캐나다는 자유당 주도의 소수정부 체제를 이어가거나, 경우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에 빠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난 18~21일 진행된 사전 투표에는 지난 총선 때보다 25% 증가한 약 73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했다. 총선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29일 오전 10시30분쯤 나올 예정이다.  


자유당 카니 “트럼프 주장, 미쳤다”…X 허위정보 범람도

자유당은 2021년 총선에서도 승리했지만, 단독 과반 확보에는 실패, 소수 야당과 연정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왔다. 경제 전문가로 평가받는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뒤 3월 트뤼도 총리 사임 이후 자유당 대표와 총리직을 승계했다. 정치 경력은 짧지만, 경제 안정성과 대미 협상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중도층 표심을 파고들었다. 취임 당시 카니 총리는 “트럼프의 캐나다 편입 주장은 미쳤다(crazy)”라며 “미국과 오래된 관계는 이제 끝났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튼에 있는 자유당 선거 운동 행사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튼에 있는 자유당 선거 운동 행사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는 2004년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꾸준히 보수 성향의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세금 감면과 정부 축소를 주장하며 젊은층 일부의 지지를 받았지만, ‘캐나다판 트럼프’ 이미지가 굳어져 중도층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다. 최근엔 보수당을 지지하는 일부 X(옛 트위터) 계정에서 카니 총리를 저격하는 허위정보를 조직적으로 올린 정황도 포착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X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가 이를 묵인하면서 간접적으로 보수당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피에르 푸일리에브르 캐나다 보수당 대표가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킨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피에르 푸일리에브르 캐나다 보수당 대표가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킨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선거 막판에 발생한 밴쿠버 차량 돌진 참사로 분위기는 다소 침울해졌다. 두 후보는 각각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카니 총리는 선거일 당일 예정됐던 일부 유세를 취소하기도 했다. 다만 참사의 선거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지난 27일 필리핀 문화유산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리고 있던 밴쿠버에서 한 차량이 인파 속으로 돌진해 최소 1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운전자는 30세 밴쿠버 거주 남성으로, 살인 등 혐의로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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