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검은 28일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준비하는 것을 숨기고 단기 채권을 발행한 사기적 거래행위와 관련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뉴스1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이승학)는 28일 홈플러스 본사와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본사 및 김병주 MBK 회장, 김광일 MBK 부회장의 주거지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압수수색에 동원된 검사·수사관 인력만 30여명에 달한다. 검찰은 이날 압수한 기록과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MBK·홈플러스 경영진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수사할 방침이다.
기업회생 숨긴 채 채권 발행했나

검찰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알고도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뉴스1
이를 포함해 지난달 3일 기준 홈플러스가 판매한 기업어음(CP)·단기사채·카드대금채권 등은 모두 5899억원으로 이 중 1970억원은 개인 투자자가 매입했다. 회생절차 개시로 채권 상환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만큼 개인 투자자 대부분이 투자 손실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검찰은 홈플러스가 대주주 MBK의 의사결정에 따라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직전 손실을 최소화하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 차원에서 채권을 발행했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지난 24일 “홈플러스와 MBK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전에 하락을 인지한 점과 상당 기간 전부터 기업회생 신청을 계획한 점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채권 발행 후 '먹튀'…檢 LIG·동양그룹 사례 참고

지난 11일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들이 김병주 MBK 회장 등을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연합뉴스
과거 2011년 기업회생 신청 직전까지 기업어음(CP)를 발행한 LIG건설과 2013년 부도 위험을 숨긴 채 회사채를 발행한 동양그룹 수사 당시 사기죄를 적용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은 전례를 참고하고 있다.
법원 "회생계획 숨긴 건 투자자 기망행위"

검찰은 28일 홈플러스 본사와 MBK 파트너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수사는 MBK의 사기 혐의를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뉴스1
동양그룹은 2013년 2월부터 약 7개월간 부도 위험을 숨기고 동양증권을 통해 1조3000억 원 규모의 계열사 CP와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후 2013년 9월부터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연이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대법원은 2015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에 대해 사기죄로 징역 7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