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화에어로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중장기 투자 계획 및 최근 유상증자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608억원으로 전년 동기(177억원) 대비 3068% 증가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5조484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491억원)보다 279% 늘었다. 순이익은 2094억원으로 795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지상 방산 부문 매출은 1조15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1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폴란드 등 유럽으로 수출하는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등의 수출 증가에 환율 상승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유럽 재무장 움직임이 지상 방산 수출 호조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항공 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24% 늘어난 5309억원, 영업이익은 43% 증가한 3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매출 6901억원, 영업이익 582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부터 연결실적으로 편입된 한화오션의 매출은 3조1431억원, 영업이익은 2586억원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방산 3사의 역량을 결집한 통합 솔루션을 제시해 해외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유럽의 방산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 투자를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실적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마냥 웃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1.48% 하락한 79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의 불확실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지난해 5월 28일 오후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티타임을 위해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그룹 내부 지분 정리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 단위 현금을 지출한 뒤 유상증자로 주주들에게 손을 빌린다”는 지적 탓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공시 1주일 전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로부터 한화오션 지분 7.3%를 약 1조3000억원에 매입해 논란을 샀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0일 유상증자 규모(2조3000억원)는 유지한 채 유상증자 배경과 자금사용목적 등을 설명한 1243쪽 분량의 정정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 6993억원과 영업이익 46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2.5%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KF-21 등 주요 수출 계약이 하반기로 전망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1분기 실적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사업 매출이 3221억원으로 26.5% 감소한 영향이 컸다. 다만 FA-50(폴란드), FA-50M(말레이시아) 등 완제기 수출은 지난해 1분기 906억원에서 올 1분기 1711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1분기 신규 수주 규모는 23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