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름지고 짠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내장지방이 늘어나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셔터스톡
최근 10년 사이 20~30대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잘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개인의 주의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예방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지에 최근 게재된 ‘한국 2형 당뇨병 젊은 성인의 유병률, 발생률 및 대사 특성(2010~2020)’ 연구논문에 따르면, 국내 19~29세 성인의 2형 당뇨병 유병률은 2010년 1.02%에서 2020년 2.02%로 증가했다. 2020년 기준 2형 당뇨병을 앓는 20~30대는 약 37만명에 달했다. 특히 30대 유병률은 2010년 2.09%에서 2020년 3.9%로 증가했다.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다. 1형·2형 등으로 나뉘는데, 주로 성인기에 발병하고 한국인의 당뇨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2형이다. 내장지방이 축적되면 인슐린 저항성(인슐린 기능이 떨어진 상태)이 높아지기 때문에, 비만과 2형 당뇨병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젊은 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비만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당뇨 환자의 67.8%가 비만(체질량지수 25kg/㎡ 이상)이었고, 31.6%는 고도비만(체질량지수 30kg/㎡ 이상)에 해당했다. 고혈압(34.2%), 이상지질혈증(79.8%), 지방간(78.9%) 등 다양한 대사 질환도 동반했다.

지난달 30일 강원 강릉시 경포호수 일원에서 주민들이 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도 늘어나는 추세다. 젊은 환자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건 심부전이었고, 만성신부전증(말기 신장 질환),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등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 상태가 오래 유지되면, 혈관들이 망가지고 염증이 유발되면서 눈, 신장(콩팥), 심장 등 신체 곳곳에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당뇨병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생활 습관 등을 관리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뇨병을 방치하고 몇 년 끌다가는 되돌리지 못하고 평생 약으로 조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약을 먹더라도 합병증을 100%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다만 40~50대와 비교하면 20~30대는 당뇨병 바로 전 단계일지라도 생활 습관 개선에 힘쓰면 충분히 되돌릴 수 있으므로 신호가 왔을 때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고, 잠자는 습관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면과 운동이 부족하고, 세 끼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등 비만과 당뇨를 유발하는 생활습관이 10대 때부터 쭉 이어지고 있다”며 “젊은 당뇨병 환자를 줄이려면 사회 환경과 문화를 바꾸는 범부처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