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측이 제시한 전승절 기간 사흘간(5월 8~10일) 휴전 선언에 대해 “2~3일 동안 전쟁 종식을 위한 다음 단계를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휴전 선언은) 러시아 측이 벌이는 연극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7일까지 살상을 저지르고 며칠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 뒤 11일부터 다시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경찰들이 오는 9일 열리는 전승절 기념 행사 리허설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푸틴이 고립에서 벗어나는 데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술책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해외 정상들의 안전을 우크라이나가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몇몇 나라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안전 조치를 요청했다”며 “9일 러시아를 방문하는 모든 국가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매우 간단하다. 러시아 연방 영토 내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해 우리는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안전에 책임이 있는 것을 러시아”라며 “러시아가 그 날에 어떤 조처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보장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방화와 폭발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한 뒤 우리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며 러시아의 자작극 가능성도 제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사흘 휴전 대신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을 러시아가 따를 것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조건적인 30일 휴전은 미국이 제안한 모델”이라며 “(휴전 시작은) 그 날짜(전승절)나 다른 날짜, 가급적이면 (전승절) 이전부터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1일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합의를 마친 뒤 30일간의 휴전을 러시아에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신 지난달 19일 부활절(4월 20일) 전후 30시간 휴전, 지난달 28일 전승절 기간의 사흘간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SNS)에 “(젤렌스키가) 성스러운 전승절 날 각종 축하 행사에 참석할 외국 정상과 참전용사들의 신체적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제적 테러리스트의 전형적 압박이자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러 국영방송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핵무기로 공격할 가능성을 묻는 진행자의 말에 “아직 그런 필요는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와의 화합에 대해선 “시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우크라 매체 “북한군, 동부전선 투입될 수도”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에서 전투 훈련하는 북한군. 사진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 텔레그램 캡처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해상 무인기(드론)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2일 흑해 항구 도시 노보로시스크 인근 해역에서 러시아 수호이(Su)-30 전투기를 파괴했다”며 “세계 최초로 해상 드론을 통해 전투기를 격추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