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 SM그룹 신촌사옥에는 200여명의 직원이 추가로 입주할 계획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이날 “SM그룹이 신촌민자역사로 계열사를 이전한 덕에 이대 상권에 활력이 더해지고 새로운 상점도 많이 생겨났다”며 “다른 기업들도 유입될 수 있도록 신촌과 이대 지역 재구조화에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연세대학교 정문에서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이르는 연세로를 걷고 있는 시민들. 올해 1월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이 해제되면서 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물론 일반 차량의 진입이 가능해졌다. 뉴스1
서울시와 서대문구가 신촌ㆍ이대 지역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신촌ㆍ이대 지역은 한때 오늘날의 성수동 못지않은 ‘대한민국 젊음의 거리’로 통했다.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다 보니 유행과 소비 흐름을 이끌었다. 한때 명동ㆍ압구정동과 함께 ‘대한민국 3대 상권’ 중 한 곳으로 꼽힐 정도였다. 스타벅스(1999년 개점)ㆍ투썸플레이스(2002년)ㆍ크리스피크림도넛(2004년) 등이 모두 1호점을 신촌ㆍ이대 일대에 열었다. 이 일대는 신촌블루스·들국화·동물원 같은 뮤지션들의 주무대였다. 하지만 신촌ㆍ이대 상권은 현재 과거의 영광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쇠락한 상태다. 인근 연남동과 홍대 상권 등에 밀려 상권이 노후화한 데다, 신촌 상권 특유의 개성이 사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탓이다. 이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신촌ㆍ이대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8.6%다. 같은 기간 전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8%, 서울은 6.5%였다. 상권만 놓고 보면, 시쳇말로 ‘고사(枯死) 직전’이다.
기업 유치하고,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지난해 9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 현장. 사흘 동안 열린 축제에는 132만명의 유동인구가 몰렸다. 사진 서울 서대문구
2023년 3월에는 신촌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이대 지역의 입점 권장업종 대상을 의류ㆍ잡화 소매점과 이ㆍ미용업 등에서 음식점, 공연장, 학원, 의원 등으로 확대했다. 입점 가능 업종제한을 사실상 폐지한 것이다. 이외에도 지난해에는 이대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권 매거진 및 지도를 만들어 SM그룹 및 동주민센터 등에 배부했다. 또 이대 상권만의 매력을 극대화할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신촌·이대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ㆍ배포해 소비자가 유입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서대문구는 또 신촌ㆍ이대 지역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한때 ‘문화예술의 메카’로 여겨졌던 신촌ㆍ이대 지역의 저력을 되살려내기 위한 노력이다. 우선 청년들을 중심으로 인디음악 생태계를 활성화해 신촌을 ‘청년 음악도시’로 다시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인디레이블 및 공연장, 민간기업 등과 협력해 인디뮤지션에게 공연 기회를 주고, 인디음악 기획자를 양성해 신촌을 지속가능한 인디음악의 장으로 구축한다는 목표다. 지난해부터 서대문구청 주도로 ‘인디뮤직페스티벌’을 비롯한 크고 작은 ‘인디음악 공연’이 신촌 일대에서 열린 이유다.

지난해 9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 현장. 사흘 동안 열린 축제에는 132만명의 유동인구가 몰렸다. 사진 서울 서대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