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스1.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중 달러 대비 원화값의 평균 변동 폭(전일 대비)은 주간 거래에서 9.7원(변동률은 0.67%)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달러 약세에 원화값이 튀어 오른 2022년 11월(12.3원) 이후 최대 변동 폭이었다. 3월(4.3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한 달 동안 주요국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가 ‘유예 또는 완화’로 입장을 번복한 영향이 크다.

박경민 기자
이달 들어선 장중 ‘1달러=1400원’ 선이 깨지기도 했다. 지난 2일 야간 거래에서 원화값은 한때 달러당 1391.5원까지 올랐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11월 29일(장중 고가 1390.2원) 이후 가장 높았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원화값을 끌어올렸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비중이 큰 한국 특성상 원화는 미ㆍ중 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양국 간) 협상 모드 전환 가능성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안심하긴 이르다. 상당수 전문가는 관세 협상 불확실성, 정국 불안,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당분간 외환시장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진단한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1기 때도 (초반 긍정적이었던) 미ㆍ중 협상 테이블이 한순간 엎어지면서 석 달 동안 환율이 뛰었다(원화값은 하락)”며 “이번에도 미·중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 달러 대비 원화값은 단기간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상호관세 발표 이후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면서도 “미·중 간 관세 협상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국내 정치적 불안과 경기 침체 등이 여전해 원화값이 달러당 1300원대에 안착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