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36조원’ 부자가 걸어온 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24년 5월 3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7살이던 1956년부터는 가족과 지인들의 자금을 모아 버핏 파트너십이라는 투자 조합을 운영해 33살때 자본금 72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후 섬유 제조업체였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하고 에너지·은행·항공·식품 등 실물 경제 관련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기업의 내재 가치에 기반해 주식을 선택하고 장기보유하는 가치 투자 전략의 결과였다. 5월 기준 그의 자산은 1682억달러(약 236조원)로 포브스 집계 세계 부호 순위 5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1958년에 산 오마하의 주택에 현재도 거주하며 고가 미술품이나 호화 저택을 소유하지 않는 소박함으로도 유명하다.
버핏 후계자 그레그 아벨은 어떤 인물

그레그 아벨 버크셔 해서웨이 비보험부문 부회장이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962년생인 아벨 부회장은 다국적 컨설팅 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샌프란시스코 지사에서 회계사로 경력을 시작해 1992년 지열발전회사였던 칼에너지에 입사했다. 칼에너지가 1999년 미드아메리칸에너지로 이름을 바꾸고 버크셔가 미드아메리칸에너지의 지배지분을 인수하면서 버핏과 함께 일하게 됐다.
그는 직원 수 500명 규모로 시작한 에너지 회사를 2만3000명 규모로 성장시키는 등 버크셔의 글로벌 에너지 사업 부문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1월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 및 이사회에 임명되면서 버크셔의 유틸리티·철도·제조·소매 등 자회사를 직접 관리해왔다.
아벨 부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버핏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버크셔의 투자 철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무구조를 튼튼히 유지하는 것과 버크셔 산하 자회사의 자율적 운영을 강조하면서 “이것이 바로 워런이 지난 60년간 자본을 배분해온 투자 철학이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 은퇴 후 버크셔 주가 향방 관심
일각에선 버크셔 투자자 상당수가 버핏의 존재 때문에 주식을 보유하는 만큼, 그의 부재가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벨의 경영 실적과 버크셔의 분산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버핏 역시 은퇴 후 버크셔 주식을 하나도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상균 쿼드자산운용 부사장은 “아벨의 경영 승계는 내부 승진인 데다, 2021년부터 투자업계에선 예상하던 것이라 은퇴 이벤트가 큰 변화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