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 이제 한달 남았다…하루 1마리 잡히던 임진강 황복의 귀환[영상]

 
임진강·한강 봄철 진객 ‘황복’이 제철을 맞았다. 경기 파주·고양 지역 어부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서해에서 돌아오고 있는 회귀성 어종 황복 맞이에 분주하다.

임진강 어부 박우군씨는 4일 “지난달 중순부터 황복이 하루 1~2마리씩 잡히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말부터는 하루 10여 마리씩 잡는다”며 “이달 중순부터 다음 달 초까지 1개월 동안 어획량이 하루 20∼30마리로 늘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에서 어부 박우군씨가 그물로 잡은 황복. 사진 박우군씨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에서 어부 박우군씨가 그물로 잡은 황복. 사진 박우군씨

 
‘황(黃) 복’은 일반 복과 달리 옆구리가 황금색을 띤다. 임진강과 한강에서 부화한 뒤 서해로 나가 3∼5년 동안 자라 길이 20~30㎝의 성어가 된다.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임진강과 한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가는 회귀성 어종이다. 황복은 서해 밀물이 밀려 올라가는 파주 임진강 중류와 서울 한강 잠실수중보 일대까지 회귀한다.

황복 요리 맛은 예로부터 유명…‘맹독성 어종’ 주의 필요

황복 요리 맛은 예로부터 유명했다. 중국 송나라 대표 시인 소동파는 ‘하돈(河豚·강의 돼지)’이라고 부르며 그 맛을 극찬했다. 황복 요리는 얇게 회를 뜨거나 매운탕·맑은탕으로 해 먹는 게 일반적이다.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에서 잡힌 ‘황복’이 수조에 가득히 들어 있다. 사진 행주어촌계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에서 잡힌 ‘황복’이 수조에 가득히 들어 있다. 사진 행주어촌계

맹독성 어종이기 때문에 음식으로 먹을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맹독인 테트로도톡신 성분이 알·피·내장 등에 포함돼 있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황복의 독은 신경을 마비시켜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지 못하게 만든다. 소량(0.2㎎)만 먹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복어조리 자격증이 있는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섭취해야 안전하다.


황복은 봄이면 임진강과 한강에 넘쳐나다시피 하다가 30년 전쯤 남획과 강물 오염 등의 여파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적도 있다. 이 무렵 인공부화에 성공하면서 임진강과 한강의 봄철 진객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와 파주 어민 등이 지난 2017년 8월 4일 임진강에서 황복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사진 파주시

경기도 파주시와 파주 어민 등이 지난 2017년 8월 4일 임진강에서 황복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사진 파주시

경기도와 파주·김포·고양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황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어족자원 확충을 위해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28년째 어민들과 황복 치어를 임진강과 한강에 다량 방류하고 있다. 이런 결과 지난해 봄에는 유례없는 풍어를 맞았다.

어부들은 올해도 어획량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부 박씨는 “올해의 경우 어획된 임진강 황복의 몸집이 지난해보다 대체로 큰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