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까지 2시간 원정진료 탈출”

최용준 소아과 전문의가 지난 2일 오전 전남 곡성보건의료원에 마련된 소아과 진료실에서 아이들을 진료하고 있다. 곡성은 1960년 소아과 전문의 제도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상시 소아과가 이날 문을 열었다. 뉴스1
대기하던 아이들은 자신의 차례가 오자 진료실에 들어가 의사선생님에게 인사를 건넸다. ‘매일 만나는 소아과’의 진료를 맡게 된 최용준(42) 소아과 전문의는 청진기를 이용해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봤다. 그는 곡성 소아과가 문을 연 첫날 35명의 아이를 진료했다.
최씨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근무하다 ‘소아과 전문의가 필요하다’는 소식에 곡성으로 내려왔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수련했다. 2021년에는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으로 남수단에서 6개월간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최용준 전문의 상주…“10분 이상 진료” 철칙

최용준 소아과 전문의가 지난 2일 오전 전남 곡성보건의료원에 마련된 소아과 진료실에서 아이들을 진료하고 있다. 곡성은 1960년 소아과 전문의 제도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상시 소아과가 이날 문을 열었다. 뉴스 1
이날 곡성 소아과를 찾은 아이들은 기침하거나 콧물을 흘리는 등 힘든 표정이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거나 휴대전화로 영상을 보여주며 달랬다. 주민 한송이(42·여·곡성군)씨는 “딸이 아플 때마다 광주광역시까지 ‘원정 진료’를 가느라 늘 힘들었는데, 이제는 곡성에서도 소아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소아과 전문의 최씨는 “곡성의 지역소멸 문제나 출산율 저하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소아과 진료’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본다”며 “아이들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초진은 20분 정도, 재진료 시에도 10분 이상 진료를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65년 만에 첫 소아과 생긴 곡성군

최용준 소아과 전문의가 지난 2일 오전 전남 곡성보건의료원에 마련된 소아과 진료실에서 아이들을 진료하고 있다. 곡성은 1960년 소아과 전문의 제도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상시 소아과가 이날 문을 열었다. 뉴스1
학부모 박종완(40·곡성읍)씨는 “아이가 아플 때면 차로 왕복 2시간이 걸리는 광주까지 가서도 1시간가량 진료 대기를 해야 했다”며 “광주 병원까지 가는 동안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당황스럽기만 했는데 곡성읍에 소아과가 생겨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의촌(無醫村)’ 꼬리표 떼준 고향사랑기부제
![지난 2일 오전 전남 곡성보건의료원에 마련된 소아과 진료실에서 아이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곡성은 1960년 소아과 전문의 제도가 생긴 이래 이날 처음으로 상시 소아과가 들어섰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05/d85fb18b-c745-4977-b731-ba25aab94fd7.jpg)
지난 2일 오전 전남 곡성보건의료원에 마련된 소아과 진료실에서 아이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곡성은 1960년 소아과 전문의 제도가 생긴 이래 이날 처음으로 상시 소아과가 들어섰다. [뉴스1]
곡성군은 전문의 출장 진료를 성사시킨 데 이어 ‘전문의 상주 체제’도 구축했다. 모금 6개월여 만에 목표액 3억원을 초과 달성한 곡성군은 전문의 확보에도 성공해 ‘매일 만나는 소아과’를 열었다. 곡성군 관계자는 “매일 만나는 소아과 개원을 계기로 곡성군 내에서 소아과 상시 진료(곡성읍)와 출장 진료(옥과읍)를 동시에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