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준법투쟁, '출근대란' 없었다…“평소보다 2~3분 늦어”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연휴가 끝난 뒤 첫차부터 준법투쟁(준법운행)을 재개한 7일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 정류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연휴가 끝난 뒤 첫차부터 준법투쟁(준법운행)을 재개한 7일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 정류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보다 5분 일찍 나왔는데 체감이 안 되는데요?
 
7일 오전 8시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정류장에 하차한 직장인 이민정(25)씨는 “연휴 끝나자마자 준법투쟁을 한다니까 조금 야속하긴 한데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2)씨도 “홍제역에서 탔는데 버스 배차가 평소보다 2~3분 늦어서 약간 불편하긴 했다”면서도 “서울역버스환승센터까지 20분 만에 도착한 걸 보면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이날 오전 4시 첫차부터 이른바 ‘준법투쟁’을 재개했지만 우려했던 출근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준법투쟁은 승객이 교통카드를 찍고 자리에 앉기 전까지 대기하거나 앞서가는 버스를 추월하지 않는 식으로 운행해 연착을 유도하는 저강도의 쟁의행위를 말한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협상이 결렬되자 하루 동안 ‘경고성’ 준법투쟁을 진행했다. 노조는 기본급 8.2% 인상,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 등을 요구 중이다.

이날 시내 곳곳에선 “4월 30일부터 안전운행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인 버스가 보였다. 사당역 중앙버스정류장에 선 540번 버스는 승객들이 교통카드를 찍고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출발하지 않았다. 그러자 뒤에 있던 광역버스가 경적을 울렸다. 반면에 탄현역~숭례문을 오가는 703번 버스는 준법투쟁 안내문을 붙였지만 승객을 태우자마자 빠르게 정류장을 떠났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준법투쟁을 재개한 7일 오전 서울 성동구 태진운수 앞에서 노조원들이 버스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준법운행은 승객이 탑승 후 자리에 앉는 등 안전이 확보된 것을 확인 후 출발하거나, 앞서가는 차를 추월하지 않는 식의 방법으로 버스의 연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뉴스1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준법투쟁을 재개한 7일 오전 서울 성동구 태진운수 앞에서 노조원들이 버스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준법운행은 승객이 탑승 후 자리에 앉는 등 안전이 확보된 것을 확인 후 출발하거나, 앞서가는 차를 추월하지 않는 식의 방법으로 버스의 연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뉴스1

 
불편이 크지 않은 만큼 준법투쟁에 대한 시민의 반감은 적었다. 직장인 정모(25)씨는 “총파업도 아니고 납득할 수 있는 선의 투쟁이라고 생각해서 지지한다”고 했다. 40대 직장인 손모씨도 “손님이 안전하게 탑승하고 제때 이동할 수만 있으면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출근 시간대 혼잡을 줄이기 위해 특별 교통대책을 시행 중이다. 지하철 출근 혼잡시간을 오전 7시에서 10시까지 1시간 늘려 운영한다.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우이신설선의 열차 투입 횟수도 47번 늘린다.

서울시는 또 주요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소에 공무원을 배치해 의도적 지연 행위나 불필요한 정차를 발견할 경우 즉각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운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노조는 오는 8일 열리는 전국자동차노조 지역 대표자 회의에서 상급단체와 파업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