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민심 들끓자 눈치 보기 바쁜 관계당국…집 떠난 NC만 갈팡질팡

프로야구 NC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전경. 연합뉴스

프로야구 NC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전경. 연합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홈구장 복귀를 두고 주무부처와 지자체, 구단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3월 관람객 사망사고 이후 여론을 의식한 관계당국의 계속되는 ‘눈치 보기’ 행정 속에서 구단만 끙끙 속앓이를 하는 모양새다.

NC의 연고지인 창원시는 지난 9일 브리핑을 열고 “창원NC파크의 시설물 정비를 18일까지 마칠 계획이다. 또, 모든 역량을 투입해 이르면 이달 말 안으로 NC의 홈경기를 다시 열고, 국토교통부가 요구한 정밀 안전진단도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NC가 8일 대체 홈구장 방안을 내놓으면서 부랴부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NC는 “창원NC파크의 재개장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에서 KBO리그의 원활한 운영과 선수단의 안정적인 경기력 유지를 위해 울산 문수구장을 임시 구장으로 택했다. 울산광역시의 협조를 받아 16~18일 예정된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문수구장을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사고 이후 NC는 안방을 떠나 한 달 넘게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 NC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이 구장 시설을 점검하고 안전조치도 사실상 모두 마쳤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재개장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서 다른 구단과 일정을 바꿔가며 경기를 치렀다.

이 사이 창원NC파크 주변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4월은 물론 5월이 돼서도 홈경기가 열리지 않으면서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인들이 늘어났다. 설상가상으로 NC가 대체 홈구장으로 이전하자 지역 민심은 더욱 들끓었다.


이처럼 여론이 악화하자 국토교통부는 한 발 물러섰다. 지난 8일 “구장 사용은 국토교통부 소관이 아니다. 관리주체 또는 시장과 군수, 구청장에게 그 권한이 있다. 창원NC파크 재개장 역시 창원시나 창원시설공단 또는 구단이 판단할 사항이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결정권을 쥔 것처럼 행동하던 주무부처가 민심을 의식해 꽁무니를 뺀 모양새가 됐다.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던 창원시의 다음날 재개장 브리핑 역시 시기가 늦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성민(왼쪽) 경남 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9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8일까지 (NC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재개장을 위한 모든 시설물 정비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

이성민(왼쪽) 경남 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9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8일까지 (NC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재개장을 위한 모든 시설물 정비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

관련당국의 떠넘기기 행정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쪽은 결국 NC다. 이미 울산시와 협의를 마친 상황에서 갑자기 창원시가 당장이라도 홈경기를 재개할 것처럼 나오자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방 복귀는 반갑지만, 울산시와의 도리도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일단 NC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창원시가 발표한 창원NC파크 재개장 계획은 아니라 정비 완료 목표 시점으로, 구단은 구장 시설 점검 등을 마치고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다. 일단 예정된 16~18일 키움전은 기존대로 울산 문수구장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래저래 집으로 돌아가기가 참 어려운 NC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