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13년 만에 일본으로 반환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고불식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고불식

한ㆍ일 외교 문제로까지 불거졌던 충남 서산 부석사의 금동관세음보살상이 일본 간논지(観音寺)로 옮겨진다. 11일 후쿠오카공항을 거쳐 12일 쓰시마(対馬)섬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고려 시대 제작돼 부석사에 모셔졌던 불상은 왜구에 의해 약탈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600여 년 이상 줄곧 일본 쓰시마섬 간논지에 모셔졌던 불상은 지난 2012년 10월 한국인 도굴단에 도난당한 뒤 국내로 밀반입됐지만, 이듬해 경찰에 적발되면서 소유권 분쟁이 벌어졌다.

부석사는 불상의 원소유주임을 주장하며 일본에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고 이에 여론도 동조하면서 2017년 대전지방법원은 불상을 부석사에 인도하라고 판결한다. 하지만 일본 측 반발로 2023년 2월 열린 2심에서 대전고등법원은 불상을 일본에 반환하라고 판단했고 그해 10월 열린 대법원도 일본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이 판결로 인해 부석사 측은 일본 간논지에 불상을 돌려주기로 최종 합의하지만, 친견회를 열어 불상에 대한 의식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간논지도 이를 받아들인다. 부석사는 올해 1월 25일부터 5월 5일까지 "647년 만에 어렵게 고향으로 돌아온 금동관세음보살상이 다시 우리 곁을 떠나겠지만, 100일 동안 우리 곁에 있을 예정"이라며 마지막 고별을 위한 법회를 열었다.

금동관세음보살상은 50여 년 전인 지난 1973년 나가사키현(長崎) 문화재로 지정됐다. 1988년 부석사에서 불상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 소규모 사찰인 간논지는 불상을 모신 뒤 쓰시마박물관 측으로 옮겨서 보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