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5종 성승민, ‘장애물 시대’ 한국인 최초 월드컵 입상

불가리아 월드컵에서 준우승하며 장애물 경기 도입 이후 한국인 선수 첫 입상에 성공한 성승민이 시상식을 마친 뒤 은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대한근대5종연맹

불가리아 월드컵에서 준우승하며 장애물 경기 도입 이후 한국인 선수 첫 입상에 성공한 성승민이 시상식을 마친 뒤 은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대한근대5종연맹

한국 근대5종 여자 간판 성승민(한국체대)이 승마를 제외하고 장애물 경기를 도입한 이후 열린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메달권에 입상했다.  

성승민은 11일(현지시각) 불가리아 파자르지크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UIPM) 3차 월드컵 여자부 결승에서 펜싱과 수영, 장애물 경기,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466점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파리다 칼릴(이집트·1485점)에 간발의 차로 뒤져 2위에 오르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근대5종에서 승마 대신 장애물 경기를 치르기 시작한 이번 시즌 들어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권에 이름을 올린 건 처음이다.  

UIPM은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 근대5종 경기 도중 승마 관련 논란이 커지자 대회 종료 이후 승마 종목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대회 기간 중 말을 추첨 방식으로 골라 활용하는 방식이 경기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복불복’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말과 충분히 교감하지 못한 채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일부 선수들의 경우 동물학대 논란에도 휘말렸다.

관련해 UIPM은 내부 논의를 거쳐 지난 2022년 5월 집행위원회를 열고 오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승마를 5대 종목에서 제외하고 다양한 형태의 장애물을 빠르게 통과하는 장애물 경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파리올림픽에 승마를 포함하되 각종 국제대회를 중심으로 장애물 경기 비율을 차츰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월드컵에서도 장애물 경기 위주로 완전히 전환해 치른다.    


파리올림픽에서 아시아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동메달을 따내며 여자 간판으로 발돋움한 성승민은 지난달 2차 월드컵에서는 장애물 경기 도중 실수를 범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새 경기 방식 적응을 마친 이번 대회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며 기대감을 높였다.  

성승민은 결승에서 펜싱 종목 250점을 획득해 전체 2위에 올랐다. 수영(272점)은 4위, 장애물 경기(319점)는 12위를 기록했다. 앞선 종목 점수를 바탕으로 출발 순서를 정하는 레이저 런에서는 4위로 출발해 두 명의 선수를 제치고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성승민은 “앞선 2차 월드컵에선 준비가 부족했고 결과도 좋지 않아 아쉬웠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11년 1월생으로 14세인 칼릴이 여자부 정상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UIPM은 “칼릴이 장애물 경기를 27.7초만에 마쳐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결승전 총점(1485점) 또한 세계신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성승민과 함께 출전한 신수민(경남근대5종연맹)은 10위(1414점)로 레이스를 마쳤다. 남자부에서는 서창완(국군체육부대)이 결승에 올라 16위(1505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