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9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를 통해 공개한 2024년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이 회장과 이 사장은 지난해 재단에 5억 원씩 기부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공익재단인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소외 계층의 자립 기반을 조성하고 복지 증진을 위한 공익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982년 설립됐다. 1989년부터 맞벌이 가정을 위한 보육사업을 시작했고 1994년에는 삼성서울병원을 건립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겸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진 삼성물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어 2022년까지 재단 이사장을 맡았던 이재용 회장은 2021년에도 1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서현 사장은 2011년부터 꾸준히 삼성생명공익재단에 개인 기부를 해왔다. 2011년 3000만원으로 시작한 기부는 2019년 2억원, 2020년 3억원, 2022년에도 5억원으로 늘어 최근 5년간 총 15억원을 기록했다.
총수 일가 외에도 눈에 띄는 기부자들이 있었다. 국보 ‘세한도’(歲寒圖) 등 대를 이어 수집한 예술품을 국가에 기증한 미술품 소장가 고 손창근씨는 총 2억6000만 원을 기부했다. 손씨는 구순을 맞은 2018년 『용비어천가』 초간본부터 추사의 난초 걸작 ‘불이선란도’까지 304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고, 시가 1000억 원 상당의 경기도 용인시 산림 약 200만 평(서울 남산의 2배 면적)을 산림청에, 50억원 상당의 건물과 1억원을 KAIST에 기부했던 ‘기부왕’이다. 손씨는 지난해 6월 별세했다. 삼성복지재단 관계자는 “가족분들이 기부 사실을 알리길 원하지 않아 조용히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씨의 기부액은 재단이 운영 중인 만성질환 노인 전문 요양시설 삼성노블카운티에서 쓰일 예정이다.
기업 기부자 중에선 삼성전자 기부금이 2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물산(12억원), 삼성SDI(10억원)가 뒤를 이었다. 삼성 전현직 임원 중에는 권오현 전 회장 2억원, 신종균 전 부회장 2억원, 윤부근 고문 1억원, 전영현 부회장 1억원, 장충기 전 사장 5000만원, 황창규 전 사장 5000만원 등이 명단에 올랐다.

삼성생명공익재단 홈페이지
한편, 호암재단 공시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호암재단에도 10억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이 재단의 유일한 개인 기부자였던 이 회장의 기부액은 직전 년도(2억원)보다 5배 늘었다. 호암재단은 1997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 창업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공익법인으로 호암상 운영, 학술 및 연구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