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178명 대피… 지난해 8월도 불났었다

13일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소재 한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당국이 진압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13일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소재 한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당국이 진압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경기 이천시 부발읍의 대형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당 물류센터에선 지난해 8월에도 불이 나 센터 관계자들이 자체 진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9분쯤 연면적 8만893㎡ 이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5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현장 활동 대원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화재 진압에 나섰다. 화재 초기 자력 대피한 26명에 더해 이날 오후 1시 기준 122명을 더해 총 178명이 대피했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 지하 1층에 121명, 지상 1~2층에 27명, 지상 3층에 30명이 머무르고 있었다. 119 신고는 35건 접수됐다. 불은 면도기와 선풍기 등 생활용품과 선풍기용 리튬이온배터리 등이 적재된 지상 3층에서 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구조로 된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 건물이다. 지하 1층엔 냉동식품, 지상 1~2층엔 화장지 등 제지류가 보관돼있었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지휘차 등 장비 92대와 소방관 등 인력 270명을 투입했다. 산림청 소속 대용량 헬기(8000ℓ) 등 헬기 5대와 무인파괴방수차 4대 등 특수장비도 동원했다. 내부에 고립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불이 완전히 꺼지는 대로 추가 인명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응 단계는 오후 1시16분쯤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했다. 불이 난 지 5시간 30분 만인 오후 4시 4분쯤 불길이 거의 잡히자 대응 1단계도 해제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발생 당시 경보기는 작동했다. 이 물류센터에서 일한 한 근무자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와 보니 실제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며 "직원들을 데리고 나와 인원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근무자는 "사이렌이 잘못 울렸던 적이 있었는데, 실제 불길이 올라와 놀랐다"고 했다.


13일 오전 10시29분쯤 경기 이천 부발읍 대형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3일 오전 10시29분쯤 경기 이천 부발읍 대형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이 물류센터는 지난해 8월 1일 오후 8시21분에도 화재가 발생해 119 신고가 접수됐으나 17분 만에 자체 진화한 곳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은 화재 원인을 리튬 배터리 취급 부주의로 추정하고 불이 완전히 꺼지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경기 이천경찰서는 화재 발생 직후 물류센터로 연결되는 수정교차로 인근 왕복 2차로 양방향 도로 차량 통행을 일시 차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한 화재 진화와 시민 안전을 위해 일부 도로를 통제했다"고 했다.

이천시는 인접 주민 안전을 위해 "물류창고 화재로 다량의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주변 도로로 우회하라"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화재사고를 보고받은 김동연 경기지사는 "대피한 물류센터 직원 상황을 계속 체크하고 가용한 특수차량을 총동원해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