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0%→50%' 프로농구 SK, 첫 '리버스 스윕' 보인다...워니 펄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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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린 기자 사진 박린 기자
프로농구 SK 자밀 워니(왼쪽)이 15일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슛을 쏘고 있다. [뉴스1]

프로농구 SK 자밀 워니(왼쪽)이 15일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슛을 쏘고 있다. [뉴스1]

 
프로농구 사상 첫 ‘리버스 스윕(3연패 뒤 4연승)’이 현실로 다가왔다. 서울 SK가 기어코 3연패 뒤 3연승을 거두며 승부를 끝까지 몰고 갔다. SK의 외국인선수 자밀 워니(31)가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 5점을 몰아치며 승리에 앞장섰다.

SK는 15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6차전에서 창원 LG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54-51로 이겼다. 1~3차전을 허무하게 내줬던 SK는 4~6차전을 내리 따내며 3승3패로 균형을 맞췄다.  

역대 국내프로농구 챔프전 역사상 3연패 뒤 4연승을 거둔 사례는 전무한데, SK가 ‘확률 0%’ 기적을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없었던 역대 최초의 ‘리버스 스윕’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

이날 양 팀은 합산 105점에 그쳤는데 이는 역대 프로농구 챔프전 최소 득점이다. 특히 전반은 정규리그 1, 2위팀 답지 않은 졸전이었다. LG는 2쿼터까지 3점슛 12개 던져 단 한 개도 성공하지 못했다. SK도 슛 난조를 보였지만 그나마 워니와 김선형의 득점으로 29-17로 앞서갔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데다 체력 소모가 큰 수비를 하는 LG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양 손으로 무릎을 잡고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SK 수비를 5대5로 뚫기 힘들다고 판단한 조상현 LG 감독이 후반에 빠른 트랜지션(공수전환)을 주문해 오픈 찬스가 많이 났다. 이름이 일본어 ‘눈(유키)’와 비슷해 ‘눈꽃 슈터’라 불리는 유기상(24)이 3쿼터에 3점슛 연속 2방을 꽂아 28-34로 추격을 이끌었다. 유기상은 40-40을 만드는 동점 3점포에 이어 종료 2분여 전에 50-47로 앞서가는 석점포까지 연달아 터트렸다.  


프로농구 LG 유기상이 3점슛을 터트리고 있다. [뉴스1]

프로농구 LG 유기상이 3점슛을 터트리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정규리그 1위 SK의 저력은 대단했고, 그 중심에는 워니가 있었다. 종료 1분35초를 남기고 워니가 극적인 동점 3점포를 터트렸다. 여기에 종료 1분11초 전에 안영준의 속공 레이업 득점까지 더해 SK는 순식간에 5득점을 올렸다.

LG 아셈 마레이의 자유투 2개 중 한 개만 들어갔고, 종료 22초를 남기고 52-51에서 워니가 골밑 득점을 보탰다. LG 칼 타마요(필리핀)의 무리한 3점슛이 빗나갔고, 0.3초를 남기고 LG의 마지막 공격도 무위에 그쳤다.

워니가 15점-11리바운드를 올리며 승리를 이끈 반면, 3점슛 4개 포함 18점을 올린 유기상의 활약은 팀 패배에 가려졌다. 

서울 SK 전희철 감독. [뉴스1]

서울 SK 전희철 감독. [뉴스1]

 
경기 후 전희철 SK 감독은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워니의 동점 3점포에 대해 “워니에게 3점슛이 아니더라도 2점슛도 괜찮다고 했다. 솔직히 3점슛을 쏠 줄 알았다. 2점슛을 쏘려고 했다면 (외곽에) 서있지 않고 들어 갔을 거다. 클러치에 강한 워니는 그런 상황을 즐긴다”고 했다. 워니 역시 “챔프전 때 3점슛 성공률이 좋지 않았지만 자신 있었다. 중요한 슛을 쏘게 됐는데 들어갔다”고 했다. 

올 시즌 우승팀은 17일 오후 2시 SK 홈구장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가려지게 됐다. 한 경기로 승패가 갈리니 확률은 ‘0%(3연패 뒤 4연승)’에서 50%(50대50)로 올라간 셈이다. 전희철 감독은 “선수들한테 확률이 0%에서 이제는 50대50으로 올라갔다고 얘기해줬다. 발판을 마련했으니 챔피언 반지를 위해 홈에서 달려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농구는 이변이 없는 종목이다. 농구는 한국이 미국을 절대 못이기지만, 축구는 가끔 뻥 차서 이길 수도 있다. 그래서 농구가 힘들다”고도 했다. 

워니 역시 “LG 우승을 한 경기, 한 경기 늦추다 보니 50대50 확률을 만들었다”며 “수비 쪽에서 영상 분석을 해주는 네이트 힉맨 코치에게 MVP(최우수선수)를 주고 싶고 솔직히 누가 MVP를 타도 상관없다”고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고심 중인 워니는 “은퇴는 지금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고 우승을 거두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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