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9년 3월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노동력 정책 자문위원회’ 첫 회의에서 팀 쿡 애플 CEO과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애플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자 중국에 대한 생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 인도 등 다른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WSJ는 “애플은 인도를 중국의 대안 생산기지로 삼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아이폰의 핵심 부품은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인도에서 최종 조립을 마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최근 애플은 향후 수년간 글로벌 아이폰 생산량 중 25%가량을 인도에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미국에서 판매된 아이폰의 절반 이상이 인도에서 조립됐으며, 2분기에는 그 비중이 더 커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내년 말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6000만 대 이상의 아이폰을 전량 인도에서 조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반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애플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애플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 부활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애플 등 대형 기업의 국내 생산 확대를 거듭 촉구해왔다. 이에 따라 애플은 미국 텍사스에 인공지능(AI) 서버 공장을 신설하고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698조 55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애플의 전체 지출 규모를 고려할 때 “새로운 확장이라기보다는 기존 사업의 연장선”이라는 외신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술 제품의 해외 생산이 여전히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기술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여전히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리서치기관인 모펫 나단슨의 분석가 크레이그 모펫은 WSJ에 “수백만 명의 저임금 노동력에 기반을 둔 20년짜리 공급망을 1~3년 안에 미국으로 옮길 수 있다고 믿는 건 환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도와의 무역 협상을 언급하며 “인도가 미국산 제품에 대해 무관세(no tariffs)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도 외무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는 즉각 “아직 아무것도 합의된 건 없다”며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인도에 대해 26%의 상호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현재 상호관세는 오는 7월까지 부과가 유예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