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가 쏟아진 16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시민들이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에는 이날 오후부터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호우 경보가 발령된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에는 오후 4시 31분을 기준으로 직전 1시간 동안 74㎜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렸다. 시간당 70㎜ 넘는 비가 내리면 지대가 낮은 하천 부근의 차들은 물에 잠기기 시작한다.
이에 기상청은 오후 4시 27분 남양주 전역에 긴급 호우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긴급호우 문자가 발송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긴급호우 문자는 시간당 72㎜ 이상일 때 발송된다.
서울도 14.2㎜의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가장 강한 비가 내렸다. 중구는 한 시간에 38㎜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동남권을 제외한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표되기도 했다. 서울시도 범람에 대비해 청계천과 도림천, 안양천 등 18개 하천의 출입을 통제했다.
“소나기 온댔는데” 기상청 예상 뛰어넘는 폭우 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실제로 이날 제주와 남부 지방에는 최고 1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도 장마철 수준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시민들을 당황하게 했다.
서울 용산구와 중구는 각각 78.5㎜와 77㎜의 일 강수량을 기록했다.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는 130㎜로 기상청 예상보다 3배 넘는 비가 내렸다. 기상청 레이더 영상을 보면 비가 고루 내린 남부와 달리 중부 지방에는 좁은 지역에 강한 비가 집중됐다.

16일 오후 5시 기준 기상청 기상레이더 영상. 남부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수도권 등 중부에 좁은 띠 형태의 강수대가 형성됐다. 기상청 제공
오늘 오후 약한 비 “황사 섞여 내릴 수도”
기상청은 “오늘(17일) 오후부터 저녁 사이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내륙에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5㎜ 안팎으로 많지 않다.
전날 발원한 황사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황사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어제(16일) 내몽골 고원과 고비 사막에서 황사가 발원했고, 이 황사 일부가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면서 오늘(17일)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비에 황사가 섞여 내릴 가능성도 있겠다”고 했다.
바람도 강하게 분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순간풍속 시속 55㎞ 이상, 강원 영동과 경북 북동 산지·북부동해안에는 시속 70㎞ 이상(산지 90㎞/h 이상)의 강풍이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17일 오후부터 강원 영동 등에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면서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