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33년 해양조사 후 퇴역한 ‘이어도호’ 바통 이어 ‘이어도2호’ 취항

20일 첫 취항에 나서는 이어도2호. 사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20일 첫 취항에 나서는 이어도2호. 사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국내 선박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 해양조사선 이어도호가 33년간 해양조사를 마치고 지난해 퇴역하자 신규 건조된 이어도2호가 첫 취항에 나선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20일 오후 2시 KIOST 남해연구소 부두(거제시 장목면 소재)에서 이어도2호 취항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장비 20종→34종 늘고 국내 최초 동적 위치 제어 시스템 적용 

이어도2호는 총톤수 732톤, 최대 속도 13.5노트(시속 약 25km)로 운항 성능이 향상됐다. 한번 출항하면 20일간 바다 위에서 과학자 17명과 선원 15명이 생활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비 수는 퇴역한 이어도호의 20종에서 34종으로 늘었다. 정섬규 KIOST 책임연구원은 “수층별 실시간 유속 및 유량을 분석하는 음향 유속계(ADCP) 기능이 향상됐다”며 “특히 천해와 심해를 모두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바다 지형을 반영해 멀티빔 측심기를 천해용, 심해용으로 세분화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도2호는 1000톤 이하의 연구선 중 국내 최초로 동적 위치 제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박정기 KIOST 책임연구원은 “예전에는 장비를 내리면 2~3㎞는 떠밀려 갔는데 동적 위치 제어 시스템으로 거센 파도가 치더라도 연구선 위치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30㎝ 이내 정밀도로 정지할 수 있어 특정 지점의 해양 변화를 장기적으로 관측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연구선이 수평 방향으로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전방위 추진기를 장착해 추진력과 기동성을 확보했다. 이어도2호는 앞으로 25년 이상 국내 해양 기후변화를 비롯한 해류 특성조사, 해양방위 작전해역 환경조사를 벌인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첨단 장비가 탑재된 연구선은 국가 해양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연구 기반”이라며 “이어도2호로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해양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관측하고 예측함으로써 정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6일 퇴역한 이어도호. 사진 중앙포토

지난해 11월 26일 퇴역한 이어도호. 사진 중앙포토

 
기존 이어도호는 1992년 3월 취항 이후 33년간 항해일수 6894일, 항해 거리 68만㎞에 달하는 대장정을 끝으로 지난해 11월 26일 퇴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