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지방 대학의 위기감이 고조하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에 각 대학과 지방자치단체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년간 최대 10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이라 각 지역에선 사활을 걸고 있다
22일 전국 광역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지난 21일부터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대면 평가를 진행 중이다. 평가는 교육·산업·연구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각 대학 총장과 지방자치단체 고위 관계자를 직접 면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글로컬대학30은 비수도권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까지 총 30개 대학을 선정, 최대 5년간 1000억원(통합 대학의 경우 최대 1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2023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0개 대학(연합 포함)을 선정했다. 교육부는 대면 평가 후 이달 중 예비 지정 대학을 선정하고 8월 본지정 신청을 거쳐 9월쯤 10개 대학을 최종 선정하게 된다.
한남대 이승철 총장이 2024스타트업코리아 투자위크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남대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단독으로 신청, 예비 지정 평가를 받는다. [사진 한남대]
이번 사업에 대전과 세종·충남에서는 모두 21개 대학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전의 경우 통합 유형으로 충남대·공주대가 함께 지원했고 연합 유형으로 목원대·배재대·대전과학기술대, 단독 유형으로 대전대·우송대·한남대·한밭대가 각각 신청했다. 충남에서는 지난해 예비 지정에 선정되고도 본지정에서 탈락한 공주대가 충남대와 연합 유형으로 재도전에 나섰고 청운대·혜전대, 나사렛대·호서대도 통합 모델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순천향대와 한국기술교육대, 한서대, 연암대, 백석대, 선문대 등은 각각 단독형으로 사업을 신청했다. 세종에서는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한국영상대 등 2개 대학이 사업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전·충남을 비롯한 전국 광역자치단체는 TF팀을 구성하고 각 대학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에 나섰다. 대전시는 지난 2월부터 대학별로 TF팀을 통해 개별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각 대학이 제출한 신청서를 중심으로 자치단체와의 연계 발전 전략을 세우고 정부 평가에 대비한 모의 면접도 거쳤다.
대전시는 지역 대학과 손잡고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지원하고 나섰다. 신진호 기자
계명대·대구대 등 대구·경북 13개大 도전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계명대를 비롯해 경일대와 금오공대, 대구가톨릭대·대구대 등 총 13개 대학(전문대 포함)이 도전장을 냈다. ‘단독 유형’엔 계명대·금오공대·경일대·대구대·동국대WISE·구미대·호산대, 연합 유형엔 계명문화대·영진전문대·대구가톨릭대·가톨릭상지대·대경대·동양대가 참여했다. 대구대는 특수교육, 사회복지 등 특성화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 지역 산업을 활성화하고 세계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계명대는 한국형 ‘대학 국제화’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며 지역 혁신과 세계화를 동시에 실현하겠다는 비전이다. 계명대 신일희 총장은 “올해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진입해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혁신의 중심 대학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충남도청에서 김기영 전 충남도 행정부지사(가운데)와 백성현 논산시장(왼쪽), 김용하 건양대 총장이'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최종 선정된 데 대해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부산에서는 국립부경대 등 15개 대학이 사업에 공모했고 경남에서는 경남대 등 곳이 단독·연합 형태로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8개 팀(연합 포함)이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예비 지정대학 지위마저 놓쳤던 전남대는 이근배 총장을 중심으로 지역 거점 국립대 위상을 살리기 위해 인공지능(AI) 중심 발전 전략을 세웠다. 조선대는 AI·빅데이터·바이오·헬스케어 융합으로 초고령사회 대응책을 마련했다. 충북에선 청주대와 한국교원대, 서원대가 각각 단독 유형으로 신청했고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와 세명대는 연합 유형으로 지원했다.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에서 성과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경북대는 해외 대학 연구실의 1대 1 협력을 지원하는 ‘글로벌 매칭랩’의 첫 성과를 거뒀다. 경북대 이학 교수팀과 미국 UCLA 데니스 홍 교수팀이 글로벌 매칭랩 시범팀으로 선정됐다. 삼성중공업 등 5개 기업과 한국기계연구원 등이 함께 참여하며 약 3년 6개월 동안 2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다. 경북대 관계자는 “국제공동연구의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한 글로컬 사업의 첫 성과”라고 말했다.
신진호·황희규·백경서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