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앱 '부산시청 매니저'를 만들어 관리하는 조상환 부산시 주무관. 사진 조상환 주무관
‘뭐 먹지’ 막내 고민, 20만 구글지도로

부산시청 매니저
2012년 공무원이 된 그는 2017년부터 부산시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입 당시 부서 막내였던 그에게 주어진 주요 임무 중 하나가 ‘밥 당번’이었다. 그는 “매일 팀장을 포함한 5~6명의 동료와 함께 밥 먹을 곳을 정해 예약하는 일”이라며 “함께하는 구성원 성격에 따라 구내ㆍ외부식당 비율을 어떻게 맞출지, 맛ㆍ가격ㆍ분위기 중 어디에 ‘힘을 줄지’ 등에 신경을 기울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는 부산시청 각 부서 막내 직원의 공통 과제기도 했다. 조 주무관은 “처음엔 다른 막내들과도 알음알음 정보를 공유하다, 차라리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어 보자는 데 생각이 미쳤다”고 했다. 전입 4년 차인 2020년 ‘부산시청 뭐 먹니’라는 구글지도를 먼저 만들어 주변에 공유했다.
직접 방문한 시청 근처 식당ㆍ카페 등 250여곳의 정보가 담긴 온라인 지도다. 가게마다 주력 음식의 가격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 ‘별점’과 식당 내력(식당의 과거 명칭), 예약 시 주의사항 등 ‘밥 당번’이 알아두면 좋을 만한 정보가 담겼다. 25일 현재 기준 이 구글지도조회수는 20만건을 넘겼다.
“먹은 만큼 일도 잘해야” ‘실전 매뉴얼’ 더했다

수정 부산시청 매니저
조 주무관은 “민간이든 공공이든 직장에선 늘 인수·인계와 업무 파악에 일정한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업무에 매뉴얼이 있지만, 시청 전입 때를 돌이켜보면 그것만 보고 실무를 하기 쉽지 않았다. 가능하면 ‘밥 당번’ 정도 연차 실무자에게 실제 도움 되는 매뉴얼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수정 부산시청 매니저
해당 앱의 다운로드 건수는 500여건이며, 지난 22일 업데이트 됐다. 앱엔 “담당 업무도 아닌데 이런 앱을 만들고 업데이트까지 해줘 감사하다”라거나 “주변에 (앱을) 추천하고 있다” “이런 게 진짜 업무 (편의) 개선”이라는 등 좋은 평가가 대부분이다. 조 주무관은 “멋쩍기도 하지만 이런 반응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평화로운 식사, 원활한 업무에 (앱이) 도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