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측근이 26일 오전 경남 창원지법 법정동 앞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근인 박모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쪽에 준 수표 2장'라며 해당 수표 1장과 수표 출금표 1장을 공개하고 있다. 안대훈 기자
홍 전시장은 자기 측근들을 통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운영에 관여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에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론조사 대가로 돈을 받아 김 전 의원 선거와 미한연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는 게 미한연 전 직원 강혜경씨 주장이다. 명씨와 김 전 의원 모두 ‘자신과 무관한 돈’이라면서도 ‘홍 전 시장 측근이 준 돈’이란 점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김영선 전 국회의원(왼쪽)이 26일 오전 경남 창원지법 법정동 앞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근이 미래한국연구소 쪽에 준 수표'라며 수표 2장을 공개하고 있다. 안대훈 기자
金 “洪 측근이 준 수표 2장” 공개
우리은행 수표(2022년 4월)는 홍 전 시장이 대구시장에 당선된 2022년 6월 지방선거가 있기 2개월 전에 발급됐다. 농협 수표(2020년 9월)는 홍 전 시장이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2020년 4월 총선 이후 5개월 뒤에 발행됐다. 홍 전 시장은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서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 ‘경남 양산을’ 두 지역구 공천을 받지 못하자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 출마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송봉근 기자
“횡령했다”vs“선거에 썼다”…수표 사용처 두고 갑론을박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김영선 전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강씨·김씨 변호인단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홍준표와 관련해 5000만원 수표와 5000만원 현금을 받았으며, 미한연·명태균·김영선을 위해 쓰였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김 전 의원이 공개한 수표 중 농협 수표(2020년 9월)에 대해선 “이 사건과 관련 있는지 의문”이라며 “김 전 의원이 자기 주장을 짜 맞추고자 관련 없는 2년 전 수표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홍 전 시장은 다음 날인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영선, 명태균, 강혜경, 김태열로 이어지는 정치부로커(브로커)들끼리 물고 물리는 사깃꾼(사기꾼)들 농단에 나를 왜 끼워 넣는지 아연실색”이라며 반발했다. 이어 “그 돈은 박○○가 자기 지인인 사람을 소개해서 그 지인이 1억원을 김태열이 경영하는 미래연구소(미래한국연구소) 경영자금으로 차용 사기해간 돈으로 보고받았다”며 “박○○가 1000만원 돌려받았고, 9000만원은 아직 돌려주지 않아 아직도 못 받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 대한 폭로를 이어오고 있는 강혜경 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이 지난 23일 오전 대구경찰청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